“북, 화상회의체계 ‘락원’ 적극 활용”

0:00 / 0:00

앵커: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북한이 북한 토종판 화상회의 체계인 '락원'을 활발히 사용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13일 '락원: 북한의 영상회의 낙원'(Rakwon: North Korea's Video Conferencing Paradise)이란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화상회의 관련 도구가 급성장했다며, 북한도 '락원'이라는 북한판 토종 화상회의체계를 개발해 활발히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락원'이 전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온라인 화상회의 서비스인 '줌'과 유사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락원'이 약 10년 전 쯤에 개발됐으며, 지난 2012년 1월 처음으로 북한 관영매체에서 소개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현재 북한에서 '락원'이 전국적으로 정부 및 관공서, 교육 분야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주재한 회의에서 적어도 두 번 이상 '락원'이 사용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해 6월23일 중앙군사위 예비회의와 지난해 7월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개최했을 시기에 '락원'을 사용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북한 관영매체에 실렸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락원'이 북한 내부용 연결망(network)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락원' 설치 프로그램을 가진 사람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국제 화상 회의를 수행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지난 1월 김 총비서가 노동당8차 당대회에서 통신 기술을 갱신하고, 이동통신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락원'과 같은 소프트웨어 이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PUST.JPG
지난해 11월 7일 평양과학기술대학은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페이스북을 통해 평양에 남아 있는 학생들을 위해 전 세계에 있는 교수들이 스카이프 등을 통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캡쳐


이와 관련,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사이버전문가인 매튜 하 연구원은 14일 자유아사이방송(RFA)에 '락원'과 같은 소프웨어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은 코로나19 시국에서 북한 정권이 어떻게 적응하는가를 보여주는 예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총비서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한 정권은 엄격한 국경봉쇄 및 격리 조치, '락원'과 같은 신기술 사용 등을 통해 코로나19를 매우 큰 우려사항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하 연구원은 북한의 폐쇄성으로 인해 외부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락원'과 같은 토종 프로그램을 더 많이 개발하고 외부에 판매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 연구원: 김정은 정권은 자체 사용 또는 잠재적 판매용으로 정보기술 분야에서 '락원'과 같은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으로 추정합니다.

한편, 지난해 11월 7일 평양과학기술대학도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페이스북을 통해 평양에 남아 있는 학생들을 위해 전 세계에 있는 교수들이 스카이프 등을 통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