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 지역에서 사재기 현상 시작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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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북한 일부지역에서 물품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로 식품과 연유 등을 사재기 하고 있는데 앞으로 가격이 오를 것에 대비해 시세차익을 노린 행위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간부소식통은 23일 "요즘 장마당 장사꾼과 도매상들 속에서 특정 물품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크게 연유와 식용유 등 두 가지가 사재기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과 신의주 등 일부 지역에서 4월 5일 청명절이 지나서부터 장마당 물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면서 "식용유가격은 오르고 연유가격은 내리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더니 식용유 같은 중국산 기초식품과 연유의 시세 차익을 노린 사재기현상이 고개를 들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한동안 한 키로에 중국 돈 35원에 머물던 식용유값이 청명절이 지나며 40원으로 오르더니 며칠도 되지 않아서 75원으로 재차 올랐다"면서 "한 달 새에 식용유 등 기초식품 값이 크게 오르면서 식용유 값이 더 오를 것을 예상한 돈주들이 사재기에 나섰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한 키로당 18,000원선을 꾸준히 유지하던 휘발유 가격이 며칠 만에 11,000원까지 급락하는 이상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요즘 들어오고 있는 중국 연유가 예전 비해 아주 싼 가격에 공급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장마당 연유가격이 급락했고 머지 않아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을 예상한 연유장사꾼들이 사재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대부분의 물품가격이 비교적 안정돼 있는데 유독 식용유와 연유(휘발유)가격이 급등과 급락세를 보이자 이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국제원유 가격이 폭락해 중국산 연유가격이 따라서 급락했다는 사실을 주민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국가적 위기가 닥쳐온 게 아니냐면서 긴장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2일 "이달 13일부터 신의주 세관이 부분 개방되어 중국에서 물품이 들어오는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신형코로나방역과 관련해 국가비상물품만 들여오고있어 식용유 같은 기초생필품은 아직 통관을 못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신의주세관의 한 간부로부터 13일부터 무역물품이 일부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들었다"면서 "하지만 무역 물품들은 세관 인근의 '무역창'에 하적된 후 11일간의 바이러스 방역규정일이 지나야 각지로 운송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값싼 중국산 연유가 들어오기 시작하자 기름장사꾼들의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요즘처럼 가격이 싼 시기에 사두었다가 코로나사태가 지난 후 연유소비가 늘어나고 농번기 윤전기재 사용으로 인해 가격이 오를 것을 대비해 비축해두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인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식용유와 연유에서 가격변동이 심하게 나타나자 일부 주민들은 사재기가 국가기관들이 나서서 위기 대응차원에서 비축하는 것인지, 아니면 장사꾼들의 시세차익을 노린 행위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면서 "사재기 현상은 돈주들과 권력기관 소속의 회사들이 앞장서 주도하고 있어 국가기관이 주민을 상대로 돈벌이하기 위한 행위라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