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원들, 당 창건행사에 관심 없어

사진은 북한 어선들이 연평도 근해에서 꽃게잡이를 하는 모습.
사진은 북한 어선들이 연평도 근해에서 꽃게잡이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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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노동당 당원들과 주민들은 당창건일을 기념하는 정치행사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장년층 당원들은 당조직에 뇌물을 바치고 명절인 10월 10일에도 돈벌이에 나서느라 의례적인 꽃다발 증정 행사에도 불참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용천군의 한 소식통은 10일 “9월부터 시작된 서해바다 꽃게잡이가 10월에 들어서면서부터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면서 “지금 용천지역 주민들은 물론 당원들까지도 꽃게를 잡아 돈벌이를 하느라 정신이 팔려 10월 10일 당창건 기념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심조차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지금은 산란기를 마친 빵게(암게)가 살이 오를 때여서 빨리 바다에 나가 어망작업을 해야 크고 신선한 암게를 잡아들여 중국에 비싸게 팔 수 있다”면서 “요즘 하루하루가 돈벌이에 매우 중요한 날인데 당 창건 명절 행사 참여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말했습니다.

중국 단둥 세관 벽에 붙은 북한 당창건 기념일 10월 10일 하루 세관 업무를 쉰다는 내용의 공문.
중국 단둥 세관 벽에 붙은 북한 당창건 기념일 10월 10일 하루 세관 업무를 쉰다는 내용의 공문. (RFA PHOTO)

소식통은 이어서 “당원들까지도 이젠 당 창건 기념일을 중요한 국가 명절로 여기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 ‘당증이 밥먹여 주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돈벌이가 급한 당원들은 꽃게철이 시작되기 전에 당간부에게 뇌물을 고인 상태여서 10월 10일 아침에 김부자 동상에 꽃 증정 행사에도 빠지면서 외화벌이에 몰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9월까지는 숫게가 맛이 있지만 10월부터는 암게가 살이 올라 영양과 맛이 일품이어서 조선 꽃게를 사겠다는 중국밀선들이 서해바다로 밀려들고 있다”면서 “요즘 서해 쪽 공해에 나가보면 우리 어부들이 잡은 꽃게를 사러 온 중국상인들과 어부들이 흥정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0일 “조선노동당창건 73돌을 기념해 조-중 양국은 10일 하루만 세관을 휴무하기로 합의하고 단둥-신의주세관이 영업을 중단한다는 공문을 공시했다”면서 “오늘(10일) 아침부터 신의주세관 성원들은 집체적으로 모여 태양상에 꽃바구니를 증정하였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당 창건일 행사는 신의주세관에서 일하는 정치검사원들이 뇌물을 챙기는 날이 되었다”면서 “당에 충실한 핵심당원들로 선발된 정치검사원들은 당 창건일 행사가 끝난 후 세관에서 비리가 제기된 세관검사원들과 무역상인들로부터 현금 뭉치를 뇌물로 받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