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2개월 만의 북 전원회의, 농업 관련 단일 안건 이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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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농업과 관련된 문제를 단일 안건으로 2개월여 만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다소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관영매체가 6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이달 말에 개최한다고 예고했습니다.

북한은 이번 회의를 통해 당면한 농사문제와 농업발전의 전망 목표들을 토의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됩니다.

한국 통일부는 6일 정례 기자설명회를 통해 북한이 농업과 관련한 단일안건으로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개최하는 것이 다소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 :북한이 지난 연말 전원회의를 개최한 이후 2개월여 만에 다시 전원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나 다소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농업 관련 문제를 단일 안건으로 상정하였는 바, 한국 정부는 북한의 식량 사정 및 내부 동향을 주시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의 지난해 식량 생산량이 451만 톤, 지난 2021년의 식량 생산량은 469만 톤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전년대비 4%가량이 줄어든 셈입니다.

구병삼 대변인은 북한의 현재 식량 상황에 대해 “북한이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와 내각전원회의를 통해 농업 문제를 중요한 안건으로 다룬 여러가지 정황들을 유의하며 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기구 및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재 심각한 식량 상황을 겪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해 12월 4분기 보고서를 통해 북한을 외부지원이 필요한 45개의 나라 중 한 곳으로 꼽은 바 있습니다. FAO는 지난해 평균 이하의 농업 생산량으로 인해 북한의 식량 안보상황이 계속 취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당국은 지난 2일 북한의 농민들에게 군인이 먹을 식량을 헌납해 군사력 강화에 기여할 것을 독려했습니다. 현재 북한의 식량 사정이 악화한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특히 북한이 전원회의 확대회의의 단일 안건으로 농업문제를 올린 것은 올해 농사는 실패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 묻어나 있다는 겁니다.

권태진 GS&J인슈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최근 3년간 북한의 작황이 좋지 않았고 수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 식량 상황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습니다.

권 원장은 신형 코로나로 북한의 국경이 봉쇄되면서 밀수와 같은 비공식적인 식량 수입 경로가 차단된 것도 북한의 식량 상황을 악화하게 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북한의 식량 상황이 안정화되려면 북한이 자체적으로 식량 500만 톤을 생산하고 외부로부터의 수입이 재개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권태진 GS&J인슈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사실 북한이 비공식적으로 수입했던 양이 꽤 많습니다. 그런데 현재 완전히 걸어 잠그고 있으니까 현재 내부 상황이 심각한 것이지, 비공식 수입이 어느정도만 인정된다면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김관호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연구기획부장은 북한이 이번에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통해 농업관련 안건을 논의한다고 해도 북한의 식량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식량 증산을 위한 물질적, 기술적 토대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상적인 교육만으로 식량 위기를 극복할 수는 없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북한의 농업 환경이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는 점도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했습니다.

김관호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연구기획부장 :농민들에게 사상 교육만 시킨다고 해서 그로 인해 생산력이 올라가느냐는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8기 6차 전원회의 당시 강조했던 것은 정신사상과 1960~70년대 투쟁정신, 천리마 속도였습니다. 옛날 것을 꺼내놨다는 것은 옛날만큼 또 어려워졌다는 상황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다만 김 부장은 “코로나를 계기로 국제기구들이 북한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식량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북한의 보도를 통해 나오는 식량 상황과 관련한 표현을 보면 심각한 상황이라는 심증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