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기구들 “북 주민, 발육부진∙영양결핍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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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세계식량계획과 유엔아동기금 등 주요 유엔기구들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서, 자연재해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발육부진 및 영양결핍이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산하 주요 기구 4개는 2일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에서 자연 재해로 인한 발육부진 및 영양결핍이 주로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북한을 포함한 중국, 인도(인디아), 인도네시아, 아프가니스탄에서 이같은 현상이 유독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계획(WFP), 유엔아동기금(UNICEF), 세계보건기구(WHO) 등 4개 기구는 이날 공개한 2018년도 ‘아시아태평양지역 식량 안보와 영양 상태’(Asia and the pacific regional overview of food security and nutrition)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은 가뭄과 홍수 등 빈번한 자연 재해로 인해 주민들의 생계수단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주민들의 영양과 건강상태가 악화되는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단기적으로 농기계와 비료 등 농촌 시설에 대한 즉각적인 지원과 식수 및 위생 환경 개선(Water, Sanitation, & Hygiene: WASH) 사업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을 비롯한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에서3천 4백만 명이 발육부진에 처해 있고, 3천4백만 명이 저체중, 1천2백만 명이 영양실조를 겪고 있습니다.

이어 보고서는 북한을 비롯한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에서 전 세계 영양 부족 인구의 절반 이상인 약 5억명(4억8천600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에서 북한이 각종 지표에서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에서 5세 미만 어린이의 발육부진(stunting) 비율이 북한은 27.9%로 동아시아 및 태평양 평균 12.2% 보다 약 2배 이상 높았습니다.

또 5세 미만 어린이의 저체중(wasting) 비율이 북한은 4%로 한국 1.2%에 비해 3배 이상 높았으며 동아시아 평균 약 2% 보다 2배 더 높았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가임기 여성의 빈혈 증세 비율은 32.5%로 동아시아 및 태평양 평균인 26.55% 보다 약 6% 더 높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기본적인 위생시설 이용률은 68.4%로 동아시아 및 태평양 평균인 62.77%보다는 높았습니다. 또 6개월 이하 어린이에 대한 모유 수유율은 68.9%로 전 세계 모유 수유율인 41% 보다 높았습니다.

한편, 이날 식량농업기구의 카디레산 쿤드하비(Kundhavi Kadiresan) 아시아ㆍ태평양 사무소장은 “2030년까지 아시아 지역에서 기아극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일 11만명이 영양 실조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올해 처음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 국가들을 돕는 4 개 유엔 산하 기구들이 ‘식량 안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동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