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합작기업을 자체기술 개발 성공사례로 선전

김정은 위원장이 돼지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돼지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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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은 최근 조선중앙텔레비존 등 선전매체를 통해 자체 기술발전과 노력으로 큰 성과를 이뤘다는 공장과 기업소들을 거창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대부분 중국인이 투자하고 운영까지 책임지는 합작회사들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0일 "얼마 전 노동신문에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돼지목장이 크게 소개되었다"면서 "김정은의 방침 관철에서 선두에 섰다고 요란하게 소개된 그 목장은 실제로는 중국 조선족이 설립자금을 대고 현지에 상주하며 직접 운영하고 있는 목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청진에서 가동 중인 공장과 기업소의 90%가 중국 자본을 들여와 합작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함경북도뿐 아니라 전국에서 정상가동 되는 대다수 공장 기업소들은 중국 투자를 받아 중국인이 경영하는 외국 회사들"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노동신문에 소개된 돼지목장은 실제로 목장 건설에 필요한 자금과 설비, 기술력을 모두 중국에서 들여왔고 조선족이 직접 경영하는 중국 회사"라면서 "그럼에도 노동신문은 이런 사실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순수한 조선의 회사인 것처럼 소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조선중앙방송의 취재 당일, 방송기자들은 중국인 사장에게 목장 현장에서 멀리 피해줄 것을 요구했다"면서 "이들의 강압적인 요구에 따라 중국인 사장은 목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신의 소유인 목장을 취재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현재 청진시에는 중국인 직접 투자로 가동되고 있는 합작기업들이 부지기수로 많다"면서 "일부 합작기업들은 중국의 투자로 정상 가동되면 우리(북한)측이 터무니없는 조건을 내걸어 중국인 사장을 내쫓고 기업을 송두리째 빼앗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21일 "함경북도에서 현재 가동되고 있는 공장, 농장, 목장들이 김정은의 방침에 따라 성공적인 기업이라고 선전매체에 소개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엄연한 조-중 합작회사이고 중국의 자본과 기술에 의존하는데도 불구하고 김정은의 치적으로 선전하는 것을 보면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각 도당에 중국과의 합작을 적극 추진하라고 독려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합작회사들이 성공사례로 언론에 소개될 때 보면 우리 자체의 기술과 노력으로 김정은의 방침을 제대로 관철한 모범 회사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