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 다급한 북 당국 “부림소에 개고기 먹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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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모내기 적기를 놓쳐 다급해진 북한 협동농장들이 써레질 할 뜨락또르도 없어 부림소들을 동원하면서 부림소에게 개고기를 먹여서라도 모내기를 정해진 기간 내에 끝내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평안남도 은산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14일 “요즘 군 내 협동농장들이 논밭에다 지난해 늦가을 파종하였던 밀·보리를 이제서야 수확하고, 그 논밭들에 즉시 모내기를 시작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밀·보리를 가을(추수)한 논밭에 모내기 전투를 이달 25일까지 반드시 끝내라는 중앙의 지시에 따라 농장 당국은 뒤늦은 모내기를 제 기일에 끝내기 위해 총력을 다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모내기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논밭 갈아엎기와 써레질하는 데 가장 유용한 뜨락또르가 자주 고장이 나는데다 부품과 디젤유가 부족해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농장에서는 부림소(일소)를 총동원해 밀·보리를 심었던 논밭을 갈고 관계용수를 끌어들여 써래질을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하지만 강낭짚(옥수수대)사료도 배불리 먹지 못하는 부림소들이 밭갈이, 써레질에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주저 앉는 현상이 발생하자 농장간부들은 각 작업반에서 관리하는 부림소들에 개고기를 영양식으로 먹여서라도 모내기를 다그치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농장당국의 지시에 작업반장들은 시내로 나가 개를 기르는 주민들을 찾아가 가을에 개 한 마리 가격의 두 세배인 벼 100킬로를 주기로 하고 개를 외상으로 가져와 부림소에 먹이고 모내기를 이어가고 있으나 농민들은 사람도 먹지 못하는 개고기를 소에게 먹여 가며 모내기를 서두르는 당국의 행태를 곱지 않은 눈길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 용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어제 서석리 협동농장관리위원회에서는 각 농장작업반마다 사육하고 있는 부림소 중에서 모내기를 위해 논밭을 갈고 써레질에 동원된 부림소 한 마리당 개 한마리를 영양식으로 공급하였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내가 일하는 3작업반에는 6개 분조가 있으며 각 분조마다 부림소를 1~2마리기르고 있어 총 10마리의 부림소가 있는데, 이중 8마리가 논밭 써레질에 동원되므로 개 8마리를 공급받았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다른 농장에서는 각 농장작업반 자체로 개를 구입해 부림소에게 먹이도록 지시하고 있으나 서석리에서는 농장간부들이 직접 도시에 나가 주민들이 기르는 개 한 마리 당 가을에 벼 70~100킬로를 주기로 하고 외상으로 가져다가 작업반 부림소에게 먼저 공급하고 가을에 작업반에서 개 한마리당 벼 100킬로를 농장에 바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는 원래 초식동물로 개고기를 직접 먹을 수는 없어 협동농장 작업반에서 소를 관리하는 농민이 개고기를 삶은 다음, 국물과 고기를 사료에 섞어서 먹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사람도 먹지 못하는 개고기를 소에게 먹이라고 하니 소관리공들이 삶은 개고기는 자기들이 먹고 부림소에게 개고기를 삶은 물만 먹이다 농장 간부에게 들키는 일도 비일비재 해 농장간부들은 부림소에게 개고기를 먹이는 현장에 나와 직접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협동농장들은 농장 규모에 따라 1개 농장에 1~2대의 뜨락또르(트랙터)를 보유하고 있으나 대부분 노후화된데다 부품도 없고 디젤유도 모자라 농사철에 가동을 하지 못하므로 부림소를 이용해 농사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