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매년 대대적 나무심기에도 왜 민둥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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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년 봄철이면 북한은 대대적인 산림조성 사업을 하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주민을 위한 산림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홍알벗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3월 2일은, 흙바닥을 드러낸 북한의 산을 되살리기 위해 나무를 심자는 취지로 1999년에 제정된 북한의 ‘식수절’이었습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북한 관영 매체에서도 식수절 공식행사 관련 기사 없이 “도급기관, 기업소와 시, 군에서는 국가비상방역체계의 요구에 맞게 노력조직사업을 빈틈없이 짜고들어 진행했다”며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로 인해 축소된 나무심기 행사 소식만 전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면서도, 당국은 여전히 북한의 모든 산을 황금산, 보물산으로 만들자며, 북한 주민들의 산림조성사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이같은 북한 당국의 선전, 선동, 그리고 나무심기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산림 황폐화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산림 황폐율은 전체 숲의 3분의 1에 가까운 28%에 이릅니다. 그럼 북한 산림황폐화의 주요 원인은 뭘까?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정광일 씨는 북한 산림 황폐화의 가장 큰 원인은 ‘연료부족으로 인한 땔감용 화목 남벌’이라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정광일: 70년대에는 그래도 식수도 많이 됐고 산에 나무도 많았어요. 80년대 후반부터 연료가 부족하다 보니까 전기가 없게 되고, 전기가 없다 보니까 북부 지역의 석탄광산이 안 돌아가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땔감이 없어요. 그러니 모두 산에 가서 나무를 베어 오는 거예요.

이와 함께, 식량확보를 위해 나무를 베고 산비탈을 깎아 만든 일명 ‘소토지’ 등 농경지는 산림 황폐화 현상을 더 가속화시켰습니다.

이와 함께, 때만 되면 시행되는 주민들의 나무심기 강제동원과 주민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무시한 무리한 나무 묘목 확보 지시에 북한 주민들의 원성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정광일: 식수철에 북한은 배정을 해요. 어느 산에 가서 어느 사람이 하루에 몇 그루를 심어야 한다. 그러니까 자기가 가서 심는 거예요. 심기는 심는데. 그런데, 그 시간에 지금 먹고 살기 힘드니까. 시장에도 나가고 아니면 다른 뭐라도 해야 하는데 무조건 나가서 나무를 심으라고 하니.

한편,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한국전 이후 한국 정부는 산림회복을 위해 보상정책 등을 통한 해당지역 주민의 산림 재건사업 참여를 이끌어내 결국 벌거숭이 산을 푸르게 만들 수 있었다며, 북한 당국도 아무런 혜택 없이 주민을 이용만 하는 것이 아닌 주민을 위한 산림조성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북한의 환경안보가 너무나도 열악하기 때문에 식량안보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고, 또 주민들의 보건안보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래서 결국 이 열악한 환경안보는 주민들의 인권에, 주민들의 생활에, 주민들의 생활수준에 많은 악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