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당국이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전 국토의 수림화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농촌 주민들에게 산림녹화 사업의 주요 부분을 떠 넘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당국의 수림화 정책 때문에 농민들의 생활이 예전에 비해 더욱 어려워졌다”면서 “국토의 수림화(산림녹화)사업의 대부분을 농민들에 강제로 부담시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조선에서 가장 어렵게 사는 계층이 농민들”이라면서 “농사지은 식량의 상당부분을 국가에서 거둬들이고 나서 약간의 식량으로 1년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대다수의 농민들은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농민들이 자체적으로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뙈기밭을 일궈 강냉이를 비롯한 농작물을 심어 먹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당국이 개인 뙈기밭에도 예외 없이 나무를 심을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뙈기밭에 심은 나무를 누군가 겨울철에 땔감용으로 베어 가거나 나무가 제대로 자라지 못할 경우에는 뙈기밭 주인에게 그 책임을 물어 처벌한다”면서 “개인 밭에심은 나무가 제대로 자라지 않으면 뙈기밭을 회수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실제로 강제 회수당한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뙈기밭에 심은 농작물에는 비료도 못 주면서 나무에는 비료를 주고 가뭄이 오면 나무에 먼저 물을 주는 웃지 못할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뙈기밭에 심은 나무의 관리책임을 밭 주인에게 강제한 덕분에 뙈기밭의 나무들은 다른 곳에 심은 나무보다 생육상태가 좋고 잘 자라는 편”이라면서 “하지만 나무들이 몇 년 더 자라게 되면 그 뙈기밭은 농작물을 가꾸는 농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농민들 사이에서는 뙈기밭을 사고 파는 거래도 성사되는데 뙈기밭에 얼마나 많은 나무를 심었느냐에 따라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의 설명에 따르면 “뙈기밭의 나무가 너무 무성하면 그 밭에서는 더 이상 농사를 짓기가 어렵기 때문이고 나무 상태가 너무 부실하면 당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거래가 어려워 진다”는 말입니다.
“당국이 뙈기밭에 나무심기를 강요하기 때문에 농민들의 주요 식량공급원인 뙈기 밭 농사 마저도 마음 놓고 지을 수 없는 것이 요즘 농민들의 처지”라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