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국제 환경단체는 북한이 전 세계에서 해양에 투기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비율이 두 번째로 높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적인 국제 과학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는 '1000개 이상의 강이 전세계 해양 플라스틱 배출량의 80%를 차지한다'(More than 1000 rivers account for 80% of global riverine plastic emissions into the ocean)란 제목의 논문을 공개했습니다.
이 논문은 해양폐기물 수거 사업으로 유명한 네달란드의 비영리단체 '오션 클린업'(The Ocean Cleanup) 등을 비롯한 환경 관련 학자 7명이 참여해 작성됐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북한의 경우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MPW·the amount of generated mismanaged plastic waste)이 연간 322톤에 달했습니다.
또 북한에서 '해양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량'(the ocean Me)의 경우 50톤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비율'(Ratio Me/MPW)은 15.51%로, 전세계 166개국 중 해양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 비율이 2번째로 높았습니다.
해양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동남아시아 이슬람 군주국인 브루나이로 19.36%였습니다.
또 논문은 북한 영토의 면적이 12만2천469 ㎢, 해안선 길이 2천495km로 다른 국가들 보다 좁고 짧은데 비해, 해양으로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 비율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경우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이 연간 1만2천156톤, '해양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량'이 387톤,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비율'이 3.18%로 나타났습니다.
논문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각국이 플라스틱 폐기물 해양 무단 투기를 금지하고,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며, 매립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번 논문은 전 세계 국가들에 대한 통계 보고자료와 '모델링'을 사용해 플라스틱 폐기물량을 추산했습니다.
'모델링'은 특정 국가의 플라스틱 폐기물량을 추산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의 자료를 외삽(extrapolating)하는 것으로, 이용가능한 자료의 범위가 한정돼 값을 구할 수 없을 때 관측된 다른 값을 이용해 추산하는 방법입니다.
이와 관련,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는 단순한 환경 문제일 수도 있지만, 북한 정권 차원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 정권은 정권의 생존 문제를 가장 최우선시하기 때문에, 환경 문제는 김정은 정권에게 있어 사치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경우 환경오염 물질 등 환경 문제를 처리할 시스템과 사회기반시설, 인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1995~1996년 독일에서 플라스틱 폐기물 10만 톤을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1998년 3월에는 일본 업체가 북한에 알루미늄 폐기물 5만1000톤을 수출한 게 밝혀져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1992년 5월에 발효된 '바젤협약'은 유해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과 교역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쓰레기 수입은 이 협약에 위배됩니다.
독일은 1995년 7월, 일본은 1993년 12월, 북한은 2008년 10월부터 바젤협약을 이행하고 있으며, 한국은 국내법인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 및 그 처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1994년 5월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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