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물가상승 조장하는 선물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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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요즘 북한 장마당에서 옥수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김정일생일(2.16)에 어린이용 선물로 공급할 당과류 생산 원료로 옥수수가 다량 사용되고 있어 식량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6일 “지난주부터 용천군 장마당에서 통강냉이 가격이 오르고 있다”면서 “1월 초 만해도 한 킬로 당 내화 2,500($0.29)원에 판매되던 것이 3,500($0.41)원으로 급등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반면에 입쌀 가격은 약간 내리고 있다”면서 “1월 초 내화 5,700($0.67)원에 판매되던 (북한산)입쌀1킬로 가격이 내화 5,400($0.64)원으로 내려갔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통강냉이 가격만 상승하는 이유는 2월 16일(김정일생일)을 맞으며 어린이들에게 공급해야 할 당과류 선물 생산이 시작되어 장마당에서 유통되던 강냉이가 식료공장으로 대량 흡수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선물용 당과류의 주요 원료는 밀가루와 설탕이다”라면서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국경봉쇄가 이어지면서 수입산 밀가루와 설탕가격이 너무 비싸 설탕 대신 강냉이로 만든 엿을, 밀가루 대신 강냉이가루가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지난해 말부터 평원군 장마당에서 쌀과 강냉이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했지만, 올 초가 지나서 강냉이가격과 달걀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평원군 장마당에서 북한산 쌀 1킬로 가격은 내화 5,700($0.67)원에서 5,300원으로 하락했으나, 통옥수수 가격은 내화 2,900($0.34)원에서 3,500($0.41)원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또 달걀 1알 가격은 목장달걀이냐 토종달걀이냐에 따라 내화 700($0.08)~1,000($0.11)원에서 1,000($0.11)~1,500($0.17)원으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주부터 김정일 생일기념 어린이선물용 당과류 생산이 시작되면서 당과류의 생산 원료로 쓰이는 옥수수와 달걀 가격의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원수님(김정은)이 어린이들에게 주는 선물로 공급해야 할 당과류선물은 내달 초까지 생산과 포장을 끝내야 한다”면서 “중앙의 지시에 따라 지방정부에서는 주민 세대별로 선물 지원금 내화 3천원과 달걀 두 알, 콩 500그램을 세부담으로 거두어들였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결국 주민세부담으로 거둬들인 현금으로 당국은 어린이당과류 생산원료인 강냉이를 사들인 셈이다”라면서 “이에 주민들은 물가상승을 조장하는 당국의 선물정치는 없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1977년(김일성 생일 65돌)부터 해마다 김정일생일(2.16)과 김일성생일(4,15)을 기해서 1세부터 12세의 어린이들과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당과류를 선물하며 세뇌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2년 김정은정권 출범 이후부터 당과류 선물은 1월 8일(김정은생일)에도 공급되었으나 지난 2020년부터 당과류 선물 공급날짜는 신정(1.1)으로 바뀌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