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당초 오는 4월 14일 개최한다며 참가자 모집에 나섰던 평양국제마라톤 대회를 취소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대회 공식 협력사인 '고려투어스'는 취소 소식을 알리며 오는 9월 혹은 10월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당초 오는 4월 개최 예정이었던 평양국제마라톤 대회를 취소했습니다.
23일 평양마라톤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4월 평양마라톤 일정이 취소됐다는 짧은 공지가 새롭게 확인됩니다.
평양마라톤 공식 홈페이지는 당초 오는 4월 14일을 평양마라톤 잠정 대회일로 정하고 참가 모집에 나선 바 있는데, 일정이 변경된 것입니다.
평양마라톤 대회 공식 협력사이자 북한 전문여행사인 ‘고려투어스’도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평양마라톤위원회로부터 당초 오는 4월 예정됐던 대회가 취소됐다는 공식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고려투어스’는 이어 “올해 하반기로 행사 일정을 재조정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일정이 변경될 경우 새로운 개최 시기는 오는 9월 혹은 10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고려투어스’는 더 나중의 날짜로 개최일이 변경되는 것은 단순히 그때쯤 북한이 관광객들에게 개방될 것을 예상한 것이라고 밝혔고, 평양마라톤을 준비하는 측은 북한의 개방ㆍ폐쇄 여부를 결정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며, 4월 일정 취소를 관광객들에게 북한을 개방할지 여부에 대한 당국 차원의 결정으로 확대 해석하지는 말라고 덧붙였습니다.
‘고려투어스’는 일정 변경은 올해만 적용되며 2025년부터는, 평양이 관광객들에게 개방된다는 전제 아래, 4월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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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마라톤은 김일성 주석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태양절인 4월 15일 즈음 열리는 행사이며 북한에서는 공식적으로 ‘만경대상 국제 마라톤’이라고도 불립니다.
평양마라톤은 1981년 첫 대회가 개최됐고 2014년부터는 외국인 출전을 허용했는데 2020년 코로나가 발생하며 개최가 중단됐습니다. 당초 공지대로 오는 4월 평양마라톤이 열렸다면 이는 5년 만의 개최였습니다.
코로나 방역을 목적으로 2020년 1월 국경을 봉쇄했던 북한은 지난해 8월, 약 3년 7개월 만에 고려항공 운행을 재개한 후 국경 개방에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3월 왕야쥔 북한 주재 대사가 부임했고 지난해 9월 러시아는 주북 러시아 대사관에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인력을 충원했습니다.
북한은 코로나 이후 관광객 입국을 금지해왔는데 최근 북러 간 관광협력에도 시동이 걸리는 모양새입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연해주 정부는 다음달 9일 단체 관광객을 항공편으로 북한에 보낼 예정인데, 이는 오는 4월 재개되는 러시아 관광객 북한 관광에 대한 시범운영 성격입니다.
다음달 관광이 예정대로 이루어진다면 이는 코로나 이후 북한이 처음 맞는 외국의 단체손님입니다.
한편 북한 전문여행사인 영 파이어니어 투어스, 국제조선관광은 서울시각 23일 오후 5시 30분 기준, 홈페이지에 4월 평양마라톤 취소 소식을 반영하지 않은 채 기존 관광상품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영 파이어니어 투어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평양마라톤 관련 관광상품은 3일, 5일, 8일 일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장 긴 상품의 경우 평양 지하철 탑승, 김일성광장, 한국전쟁 박물관 탐방, 판문점 마을(DMZ) 방문, 마라톤 경기 참가 등으로 구성됩니다.
국제조선관광 홈페이지에 따르면 평양마라톤 관광은 기본 4박 5일 일정이며 김일성광장, 주체사상탑, 조선민속박물관 방문, 마라톤 경기 참가 등으로 구성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