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평양시 주민들이 아파트에서 가축을 키우기 위해 닭 등 가금류의 후두를 인위적으로 마비시켜 소리내지 못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이 혁명의 수도인 평양시에 대한 인상을 망친다며 아파트에서 가축사육을 금지하면서 주민들이 이 같은 기술을 고안해 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으로 사사여행 나온 한 평양주민은 9일 “요즘 평양에서는 닭이 울음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는 기술이 개발되어 시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닭의 목젖에 뜨거운 물을 주사기로 쏴주면 후두가 마비되면서 닭들이 쉰 목소리를 내거나 전혀 소리 내지 못하게 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시내 아파트에서 닭이나 오리 등 가축을 기르는 행위가 만연하자 시인민위원회에서는 수도의 권위를 훼손시키고 평양시 환경을 오염시킨다면서 인민반장을 통해 가축 사육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처해 주민들이 짐승의 후두를 마비시켜 울음소리를 줄이거나 없애는 기술을 고안해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평양시 아파트 베란다에서 닭이나 개를 몰래 기르다 울음소리 때문에 단속되었던 사람들은 지금 ‘신기술’을 이용해 가축사육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면서 “평양사람들이 가장 많이 기르는 가축은 아파트 베란다 공간을 이용하고 빨리 길러낼 수 있는 양계사육”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평양시민들이 아파트에서 닭이나 개를 길러 고기도 얻고 돈도 벌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된 일”이라면서 “평양시에서도 락랑구역 통일거리 아파트가 가축을 가장 많이 기르는 지역”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현대적인 아파트로 알려진 통일거리 아파트는 넓은 방에 방마다 베란다가 달려 있어 이곳 사람들은 각 베란다에 2층짜리 닭장을 짓고 본격적인 양계를 하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현재 락랑구역 사람들은 아파트 베란다에 있던 화분을 없애고 장마당에서 수십 마리의 병아리를 구매한 후 반드시 병아리의 입을 벌려 뜨거운 물을 주사기로 넣어주고 있다”면서 “후두에 화상을 입은 병아리들은 이후 어미닭으로 시장에 판매될 때까지 울음 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국가에서 특별대우 하는 평양시민들은 식량과 소금, 된장 등 기초식품은 공급받고 있지만 고기와 달걀은 명절 때나 구경할 수 있는 귀한 식품”이라면서 “평양시민이라도 특별공급대상인 간부들과 돈주를 제외한 일반 시민들은 고급아파트에서 살면서도 직접 가축을 기르거나 장사하지 않으면 고기 맛을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에서도 중심구역으로 꼽히는 중구역, 보통강구역 아파트 주민들도 베란다에서 한두 마리의 닭을 길러 달걀과 닭고기를 해결하고 있다”면서 “한가지 공통점은 평양 어느 지역이나 아파트 베란다에서 사육되는 닭들은 하나같이 소리를 내지 못하는 벙어리 닭들이라는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