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정상회담서 나진·하산 개발지구 논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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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8년 만에 열리는 북러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북한 나진-러시아 하산 개발지구를 비롯한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양국 모두 이 지역의 경제협력을 원하지만 대북제재로 당장 이에 대한 합의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러시아 방문길로 택한 나진·하산 열차 구간은 북러 간 본격적인 경제협력의 시작점이자 북한의 첫 경제특구인 나선경제 특구와도 가까워 북러 경제협력의 핵심 거점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3일 사회관계망 서비스 트위터에 북러 회담을 앞두고 나진·하산 철로에 대해 언급하면서 북러 관계가 개선되면 한국의 포항, 부산까지 남·북·러를 하나로 잇는 거대 물류거점이 탄생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나진·하산 철로에 대해 조사한 이 연구소의 마리 뒤몬드(Marie DuMond) 한국학 부소장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와 북한 모두 나진·하산 열차 운행의 재가동과 이 지역 개발사업에 대한 관심이 클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대북제재 여파로 이 지역 교역 및 개발 활동이 부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뒤몬드 부소장 : 대북제재가 이행되면서 북러 간 교역이 급감한 상태입니다. 나진·하산 열차는 북러를 잇는 유일한 연결 통로인 만큼 향후 양국에 다양한 교역 활동과 이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는 이 곳을 통해 한반도 전체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뒤몬드 부소장은 북한의 낙후한 철로 상황 때문에 재가동이 되더라도 곧바로 북러 간 물류사업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습니다.

그 동안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나진·하산 열차를 정상운영 상태로 복구하는데까지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든다는 것이 뒤몬드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북러 합작법인인 나선콘트랜스가 이 철로 구간과 나진항 항만 및 터미널을 건설했지만 대북제재로 부채가 누적되면서 올해 들어 나진·하산 물류사업도 중단한 상황입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그러나 나진·하산 열차와 이 지역 개발사업이 북러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나선콘트랜스의 이반 톤키흐 대표는 나진-하산 프로젝트 재개 필요성과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24일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영길 의원은 톤키흐 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부가 대북 독자제재를 해제하고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다시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까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지되는 이상 이번 회담에서 북러 간 경제협력에 대한 실질적인 합의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란 견해도 있습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리언 애런(Leon Aron) 러시아학 소장은 24일 낸 보도자료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이 지지하지 않는 한 러시아도 대북제재에 도전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아마 빈손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