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간부들, 국가음식공급표 암시장에 빼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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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최근 평양시 간부들이 국정가격의 음식공급표를 장사꾼들에 넘겨 부정 수익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싼 값에 음식표를 구입해 식당을 이용해야 하는 일반주민들이 간부들에 대한 불만이 크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평양의 한 소식통은 1일 “평양 시민이든 지방에서 온 사람이든 옥류관 냉면을 무척이나 먹고 싶어한다”면서 “하지만 옥류관이나 고려호텔 음식점 같은 소문난 평양식당들은 일반 주민들에게는 문턱이 너무 높아 웬만한 배경이 없이는 출입하기 힘들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예를 들어 옥류관에서는 하루(점심) 냉면 판매량이 4~5천 그릇으로 한정되었는데 매달 평양시 각 구역 인민위원회와 공장기업소 별로 순번제로 음식공급표를 공급해주고 있다”며 “하지만 냉면공급표를 간부들이 중간에서 뭉텅이로 빼돌려 뒷골목 장사꾼들에 되거리(도매)로 파는 바람에 일반시민들은 야매(암시장) 가격으로 냉면을 사먹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비단 냉면 표 뿐 아니라 이름난 음식점의 음식 표는 간부들이 빼돌려 제 뱃속을 채우는 바람에 일반 주민들은 국정 가격의 수십 배에 달하는 값에 음식을 사먹고 있다”면서 “옥류관 냉면의 경우, 국정 가격은 내화300원인데 암시장에서 1만원 이상에 팔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방에서 모처럼 평양에 올라온 견학생들도 평양 음식을 맛보려면 식당 앞에서 암거래 상인을 먼저 찾아야 한다”며 “암거래 장사꾼들은 간부들의 비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평양시 어느 음식점 앞에서나 버젓이 음식 표를 판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평양 소식통은 “원래 고려호텔 음식점을 비롯한 옥류관, 청류관 등 큰 식당들은 식자재를 국가에서 보장받고 있다”며 “이런 제도를 이용해 평양 간부들은 식자재 공급을 미끼로 오래 전부터 식당들의 음식 표를 빼돌려 부정 수익을 챙기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최근 평양시민들에 공급되는 냉면 표와 맥주 표는 당의 배려라고 선전하면서 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반시민들은 비웃고 있다”며 “지난 4월 평양시 선교구역 장충 1동의 경우, 동사무소를 거쳐 인민반장이 음식 표를 배급한 세대가 다섯 세대에 불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기업소나 공장에서도 ‘만가동(풀가동) 혁신자’로 인정받아야 일 년에 한번 정도 음식표를 공급 받게 된다”며 “노동자들은 국가 공급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장사로 돈을 벌어 야매(암시장)음식을 사먹는 사람이 더 똑똑한 사람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