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최근들어 평양 도심 곳곳에서 재건축 바람이 불면서 유서깊은 옛 건물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정권 들어 평양 곳곳에서 ‘건축붐’이 일면서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옛 건물들이 잇따라 철거되고 있습니다.
25일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커티스 멜빈 연구원에 따르면 1950년대 중반 평양 중심가에 들어선 북한의 첫 주상복합아파트 건물이 최근 허물어졌습니다.
북한 위성사진 전문가인 멜빈 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이 건물이 한국전쟁 뒤 평양 중심가에 처음으로 세워진 건물 중 하나라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멜빈 연구원에 따르면 김일성 광장에서 직선 거리로 200미터도 채 안되는 가까운 곳에 있는 이 5층짜리 벽돌 건물은 광장 주변에 들어선 관공서 건물보다 먼저 세워졌습니다.
그는 이런 상징성 때문에 1959년 5월 14일자 미국 중앙정보국(CIA) 보고서에까지 이 건물이 자세히 언급될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2010년 비밀해제된 보고서는 1954년 공사가 시작돼 1958년 3월 준공됐으며 폭 8미터, 총 둘레 300미터, 높이 15미터의 건물이 네 부분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건설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건물 하층부는 각각 러시아 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서점과 북한·러시아 미술품 전시관, 외국인 전용 백화점 등 상가로 사용됐고 상층부는 아파트로 이용됐습니다.
CIA 보고서는 아파트 입주자들이 주로 교사, 공무원, 그리고 노동자들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건물에는 최근까지 대동문식당과 학생도서관, 낚시도구 전문 상점이 입점해있었습니다.
멜빈 연구원은 지난해 9월21일 위성사진에도 멀쩡했던 건물이 지난 5월20일자 위성사진에서는 흔적도 없어졌다며 평양의 가장 역사적인 건축물이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커티스 멜빈 : 북한은 최근에 평양 중구역에서만 건물 7곳을 허물었습니다.
멜빈 연구원은 위성사진 (사진 크게 보기) 확인 결과 김일성광장에서 평양역까지 2 킬로미터 남짓한 구간에서만 6개 건물이 철거되고 흔적만 남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