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지난해 미화 1만6천 달러 상당의 물품만 북한에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대북 지원활동은 중단된 상황입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27일 공개한 ‘2021 연례보고서’에서 지난해 북한에 총 미화 약 1만6천 달러(1만5천723 스위스 프랑)를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지원금은 모두 의료지원(1만5천715 스위스 프랑)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에 따른 제약으로 2년 넘게 국제 직원들의 방북이 불가능해지면서, 대부분의 대북 지원활동이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시골 지역사회를 위해 식량 생산량을 증가하고, 도시 근교 지역 주민들의 물과 위생 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려는 위원회의 계획이 모두 중단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식수 시스템을 담당하는 지방 당국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비롯해, 북한 당국과 북한적십자사(조선적십자회)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불발탄 처리와 지뢰 및 전쟁 잔류폭발물(ERW)로 인한 사상자 치료에 대한 교육도 진행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평양의학대학병원의 응급의학과에 대한 국제적십자위원회의 지원 역시 2020년 2월 이후 중단됐다며, 이 기구가 북한적십자사 및 병원 측과 협력해 기증한 건설 자재는 2019년부터 병원 창고에 보관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적십자사와 협력해 평양 낙랑과 송림 등 2개 지역에 위치한 신체 재활시설에 석탄과 연료 등을 계속 지원했지만, 이 시설들 역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웠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국제적십자위원회는 북한의 국경 봉쇄로 재활환자들을 위한 보조기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원자재를 북한에 운송하지 못했으며, 재활시설의 의약품 재고를 보충하는 것도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국제 직원들이 북한에 상주하지 못해 재활시설을 모니터링(감시)할 수도 없었고, 재활시설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물리치료, 보조기 등 재활 서비스에 대한 교육도 진행할 수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해외에서 의수와 보조기에 대해 공부하는 장학생들이 있지만 북한의 여행 제한 조치로 이들이 출국하지 못했다며, 다만 이 장학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Scholarship students studying prosthetics and orthotics elsewhere were unable to leave the country because of travel restrictions.)
북한의 국경 봉쇄와 관련해, 국제적십자위원회의 아니타 둘라드(Anita Dullard)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대변인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국제적십자위원회는 국경 재개방에 대해 북한 당국과 연락을 취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The ICRC has not been in communication with the authorities regarding borders reopening.)
보고서는 하지만 이 같은 제약에도 국제적십자위원회가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현지 사무소를 원격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북한적십자사 측과는 온라인으로 연락을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 측 요청으로 차량 두 대를 기증하기도 했으며, 국제인도법과 코로나, 신체 재활, 긴급 의료 등에 대한 자료집을 북한적십자사에 제공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보고서는 북한 내부 상황과 관련해 “북한에서의 식수 공급과 의료 및 신체 재활 서비스는 대체로 신뢰하기 어렵다”며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부족한 식량 생산은 식량 불안정을 악화시켰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국경은 여전히 닫혀 있으며 북한은 아직 코로나 백신(왁찐) 접종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한반도에서 한국전쟁 당시 지뢰와 잔류폭발물, 이산가족, 실종자 문제 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이산가족들이 서로 다시 연락할 수 있도록 한국에서 법의학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한국 당국의 초청으로 국제적십자위원회는 비무장지대(DMZ) 내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