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이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북한의 정제유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노틸러스연구소는 지난 2일 공개한 '2010~2020년 북한의 정제유 제품 공급 및 수요 추정' 보고서를 통해 북한 내 연료별 수요 추이에 대한 분석을 내놨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코로나 19가 북한의 올해 정제유 수요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습니다.
보고서의 저자인 데이비드 본 히펠(David Von Hippel) 선임연구원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국경 폐쇄와 도시 봉쇄령, 주민들의 이동 제한 조치 등으로 운송·산업 부문에 사용되는 정제유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본 히펠 연구원: 보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북한은 격리와 이동 제한에 들어갔습니다. 예를 들어 군인들의 집합을 금지시키고, 북중 국경간 무역도 중단됐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우리는 2020년 산업과 교통 부문의 정제유 사용이 2019, 2018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보고서는 2019년 전체 정제유 사용의 31%가 군사 부문에 집중됐던 것에서 2020년 24%로 줄어드는 반면 주민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일반 주택의 정제유 수요는 지난해 11%에서 올해 14%로 늘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연구소가 추정한 2020년 북한의 정제유 수요는 약 2만4,000TJ(테라줄:terajoule)로 2019년 3만 200TJ, 2018년 3만 100TJ보다 적습니다.
보고서는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17년 12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2397호를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 정제유 수출 물량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지만 2018년부터 올해까지 북한의 에너지 사정이 이전보다 크게 악화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본 히펠 연구원은 북한이 2016년 봉화화학공장에 원유 정제과정에 사용되는 접촉분해시설(catalytic cracking unit)을 설치해 북한의 석유 제품 생산에 획기전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소개했습니다.
1975년 중국의 원조로 설립된 봉화화학공장은 현재 북한에서 유일한 정제소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이 송유관을 통해 지급한 원유를 휘발유, 디젤유, 중유 등 석유제품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 접촉분해시설로 북한이 실생활 수요가 많은 휘발유, 디젤유 생산을 늘리고 있다는 게 본 히펠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본 히펠 연구원: 이 분해시설은 생산되는 석유 종류의 상대적인 비율을 바꿀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사용 가치가 적은 중유 생산을 줄이고, 휘발유와 디젤유, 프로판 가스 등을 더 많이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들 연료는 자동차, 가정용 연료로 훨씬 유용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휘발유와 디젤유는 북한 내 발전기와 교통수단에 가장 많이 사용되며, 특히 2014년 이후 발전기에 대한 디젤유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본 히펠 연구원은 또 북한 경제가 유엔의 대북제재, 코로나 19 등으로부터 큰 타격을 입지 않도록 중국이 올해, 2018~2019년보다 5% 가량 더 많은 75만 톤의 원유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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