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쌀지원, 이달 중 첫 출항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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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북한에 지원하기로 한 쌀 5만톤의 첫 선적 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다소 미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23일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북한에 쌀 5만톤을 지원하는 것과 관련해 당초 목표인 7월 중 첫 출항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세계식량계획에서 진행 중인 절차들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다만 오는 9월까지 대북 쌀 지원을 완료한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목표인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모든 절차를 완료하고 첫 출항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와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으로 쌀을 수송할 선박과 관련해 제재를 면제받기 위해 미국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면제가 필요한 부분은 미국의 해운 제재입니다. 미국 행정부는 지난 2017년 9월 북한의 항구나 공항을 다녀온 선박과 비행기의 경우 180일 동안 미국에 들어갈 수 없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한국 정부도 국내 독자제재와 관련해 수송선박 섭외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는 대로 제재 면제 승인을 내린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에 기항한 선박이 1년 이내 국내에 입항하지 못 하도록 하는 독자제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춘궁기인 9월 이내에 대북 쌀 지원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로 관련 절차를 계속 추진 중이라며 남북 간 수송은 세계식량계획에서 수송선박을 확보해 전담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5월 북한 국가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올해 작황이 가뭄과 비료 부족 등의 영향을 받아 2009년 이후 가장 저조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도 지난 16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예년에 비해 가뭄이 심해지는 등 식량사정이 악화돼 오는 8월 말이면 준비한 식량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