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최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파지로 매매하는 주민들을 반사회주의적 행위자로 규정하고 집중 단속에 나섰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 ‘노동신문’은 1945년 11월 1일 ‘정로’로 창간되어 1946년 9월 ‘노동신문’으로 제호가 변경되었습니다. 이후 3대 수령 활동과 신년사, 공동사설, 선전선동 기사와 국제소식을 전하며 매일 발행하는 당의 나팔수단으로 위상이 높았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하지만 이제 노동신문은 상(고급)파지에 불과하다”고 “장마당에서 일반파지보다 가격이 조금 비쌀 뿐”이라고 전했습니다.
북한 장마당에서 파지상품 종류는 기름과 오물 등이 묻은 종이는 하파지, 볏짚과 옥수수 대를 원료로 만든 거친 종이 학습장을 학생들이 다 쓰고 버린 것은 일반파지, 출판도서와 노동신문처럼 종이재질이 좋으면 상파지로 분류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현재 평성 장마당에서 상파지로 분류된 노동신문 1킬로 가격은 5천원(미화 0.60달러), 일반파지는 2천원(미화 0.24달러), 하파지는 1천원(미화 0.12달러)에 판매된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최고존엄 활동과 당 정책을 선전하는 노동신문이 장마당 상파지로 매매되는 현상이 늘어나자 사법당국이 이달 초부터 집중단속에 나섰다”고 강조했습니다.
노동신문이 파지로 판매된 건 이미 오래 전부터지만이제는 시장규모가 커지자 단속이 시작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그제 (5일) 장마당에서 떡장사와 담배장사꾼에게 노동신문을 몰래 팔다가 사복차림의 안전원에게 단속된 장사꾼 두 명(40대 여성)이 안전부 구류장에 들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구류장에 수감된 주민을 당국은 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상파지로 판 ‘죄’를 반사회주의적 행위로 몰아 노동교양소 1~2년 수감할 것이라고 잘 아는 안전원이 말해주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황해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이달 초부터 사리원 장마당에서는 안전원들이 도배지 매대를 수시로 뒤지며 노동신문을 상파지로 팔고 있는 장사꾼 단속에 나섰다”고 전했습니다.
중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파지상품으로 전락한 것은 최고존엄과 당의 권위가 추락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북한이 급기야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는 얘깁니다.
소식통은 “노동신문은 도배지 초지로 수요가 많고, 빵과 떡, 사탕 등을 낱개로 포장하는 포장지로도 수요가 많다”며 “특히 담배(마라초)종이로 남자들이 많이 사는데, 당국의 단속으로 노동신문 장사가 자취를 감췄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당국은 최초로 노동신문을 장마당 상인에게 넘긴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대상에는 출판물보급소 보급원들이 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평양시 중구역에 자리한 노동신문사는 6면으로 구성된 노동신문기사를 당 선전선동부가 편집한 후 매일 발행하여 각 시, 군 출판물보급소를 통해 당·행정 간부 등에 배포합니다. 노동신문의 하루 발행부수는 즉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배포된 신문은 한 달에 한번 출판물보급소 보급원을 통해 수거되어 재활용으로 노동신문 종이를 생산하는 121호 공장으로 운송됩니다. 이 과정에 노동신문이 유출되어 장마당에 넘겨진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사리원시 출판물보급소에는 10명 정도의 보급원들이 노동신문을 배포하고 수거하고 있는데, 이들 중 사법당국의 조사에 누가 걸려들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당국이 갑자기 이런 조사를 한다고 하여 거짓말 선전만 잔뜩 늘여놓은 노동신문을 누가 보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