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최근 북한이 해외파견 근로자들에게 반사회주의 행위을 경고하는 포고문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북대화가 한창 진행되는 와중에서 해외 근로자들이 남한문화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목적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소식통은 8일 “조선당국에서 러시아에 파견된 근로자들에게 반사회주의를 척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포고문을 전달했다”면서 “포고문은 지난 3월 24일 토요일 강연회를 통해 근로자들에게 전달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강연에 참가한 조선근로자들이 건설현장에서 일하면서 포고문 내용을 설명해줬다”면서 “이 같은 포고문은 나홋뜨까, 우스리스크, 하바롭스크, 아르쫌 등 러시아에서 일하는 모든 근로자들에게 동시에 포치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평양당국이 해외파견 근로자들에게 포고문을 내린 것은 처음 보았다”면서 “해외파견 조선근로자들은 모두가 손전화기를 갖고 있어 외부와 청부(일거리)에 대해 의논하는 과정에서 남한소식을 자주 접하고 있기 때문일 것”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포고문에서 기존의 ‘비사회주의’ 대신 ‘반사회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라며 “사회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사회주의 보다는 사회주의를 반대하는 행위, 즉 반사회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해 반사회주의 행위의 엄중성을 경고한 것 같다”고 풀이했습니다.
소식통은 “조선당국은 러시아에 파견한 근로자들이 지정된 청부업체의 일만 할 수 있도록 해 외부접촉을 통제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근로자를 단속하는 간부들이 청부업체와 짜고 작업반을 분할해 다른 작업장에 근로자들을 보내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외부접촉이 자유롭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최근 조선당국이 우스리스크에 파견한 근로자들에게 포고문을 내렸다”면서 “포고문의 내용은 한국의 드라마, 영화, 음악 등 예술관련 영상물을 시청하거나 유포하는 행위는 반사회주의행위로 엄하게 처벌한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포고문을 접한 근로자들은 김정은이 떠들썩하게 남한예술단을 초청해 평양에서 공연까지 펼쳤는데 이제와서 한국문화를 경계한다니 무슨 장난이냐며 반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근로자들의 손전화 검열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러시아에 파견된 근로자들은 대부분 손전화를 이용해 일거리도 찾고 남한문화를 비롯한 외부문화에 접촉하고 있기 때문에 포고문 포치만으로 근로자들을 남한문화와 분리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