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경제협력, 러시아에 가치 없어”

지난 22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제8차 북러 경제협력 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김영재 북한 대외경제상과 알렉사드로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
지난 22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제8차 북러 경제협력 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김영재 북한 대외경제상과 알렉사드로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 (사진 출처: 러시아 극동개발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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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과 러시아가 최근 평양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 증진을 위한 의정서를 체결했지만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러시아 측에 실질적인 가치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22일 평양에서 제8차 북러 경제협력 위원회를 마치고 양국 간 경제협력 증진을 위한 의정서에 서명했습니다.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 측은 이날 북러 경제협력 위원회 북측 위원장인 김영재 대외 경제상과 러시아 측 위원장인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극동개발부 장관이 조인식에서 의정서에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대사관에 따르면 두 나라는 21일부터 이틀에 걸쳐 에너지, 교통, 농업, 어업, 과학기술 분야 등에 대한 협력 방안에 대해 의논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입장에서는 북한과 경제 협력을 통해 얻을 것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러시아 출신의 안드레이 란코프 한국 국민대 교수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양국의 비슷한 경제구조 때문에 러시아가 북한 측과의 협력을 진전시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란코프 교수: 북한이 국제시장으로 수출할 수 있는 항목 대부분은 러시아 입장에서는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러시아는 북한의 지하 자원에 관심이 없습니다. 러시아는 세계적으로 지하 자원이 가장 풍부한 나라입니다. 북한 수산물이나 북한 소비품 역시 대부분 러시아 입장에서는 별 가치가 없습니다.

실제로 북한의 주요 수출품은 석탄, 철광 등 지하 자원이 대부분입니다. 유엔 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이 지난 1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유엔 제재 하에서도 2017년 1월부터 9월까지 4억 1천만 달러 어치의 석탄, 1억 달러 어치의 철광, 68만 달러 어치의 아연 등을 수출했습니다.

란코프 교수는 러시아가 경제 협력과 관련해 북한에 관심이 있는 것은 북한 노동자라며 러시아는 1940년대 말부터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데 작년 말 기준으로 3만 명 정도의 북한 노동자가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다고 그는 추산했습니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 노동자들이 주로 러시아 연해주에서 건설 노동자, 벌목공 등으로 일하는 데 매우 열심히 일하고 월급도 낮아 중국, 베트남, 중앙아시아 출신 노동자보다 수요가 매우 많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유엔의 대북 제재로 러시아는 내년 말까지 자국 내 모든 북한 노동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