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올해 초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정제유 수출이 전년과 대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는 25일로 확정된 북러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논의가 있을지 주목됩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 들어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보고한 대북 정제유(refined petroleum product) 수출량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웹사이트에 게재된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가 올 1~2월 북한에 수출한 정제유는 총 1만400톤 가량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2,300톤보다 4배 이상 많았습니다.
이는 올 1~2월 중국산 정제유 수입량 약 1,200톤보다도 9배 이상 많은 것입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북한에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무역국이지만 대북제재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석유와 같은 일부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경제적인 부문에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 우드로윌슨센터의 진 리(Jean Lee) 한국역사∙공공정책 센터장은 러시아가 중국과 함께 대외적으로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이행하겠다고 공표했지만 북한이 경제적으로 완전히 붕괴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 리 센터장 : 러시아는 공개적으로 유엔 대북제재를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했지만 동시에 북한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러시아는 북한 편에 서서 어느 수준까지는 지원할 것입니다.
리 센터장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일부 경제제재 완화를 비롯해 경제협력 사업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제재 압박에서 벗어나려 하는 북한은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러시아는 앞서 조건부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종종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2018년 북러 교역액은 전년도와 비교해 크게 줄었습니다.
미국 무역위원회(ITC)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러시아의 대북 수출액은 약 3,200만 달러로 2017년 7,420만 달러에서 반토막 났습니다.
특히 러시아의 대북 수출 품목에서 70~80%를 차지하는 석유의 수출액은 같은 기간 6,160만 달러에서 2,160만 달러로 65%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러시아의 대북 석유 수출 급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북한이 외국으로부터 수입한 석유가 총 4,890만 달러 어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러시아는 여전히 북한의 주요 석유 수입국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최근 내놓은 ‘2018년 러시아-북한 교역 동향’ 보고서에서 지난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여파로 북러 교역이 현저히 감소했으며, 러시아의 대북 석탄 수출은 중단됐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