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류원신발공장 운동화 장마당 유통…비싸서 외면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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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양 류원신발공장에서 최근 여름 운동화가 대량 생산돼 장마당에서 유통되고 있지만 가격이 비싸 주민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높이 평가하는 류원신발공장에서 생산되는 신발은 경쟁력을 갖춘 몇 안되는 북한산 공산품으로 손꼽히고 있지만 대중소비품으로는 자리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평성 장마당에 여름 휴즈(운동화)가 들어왔다”며 “(평양)류원신발공장에서 넘겨준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그는 “휴즈 갑피는 그물모양의 원단이어서 바람이 잘 통한다”며 “수입 신발처럼 모양도 곱고 바닥품질도 좋아 주민들의 눈길을 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신발가격을 물어보곤 돌아선다”며 “여름 휴즈 1켤레 가격이 20달러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20달러를 북한 돈으로 환산하면 16만6천원, 공장노동자 월급(2천400원, $0.28) 70배에 가까워 북한 주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설명입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평양에서 가장 현대적인 류원신발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각종 신발은 중국산 신발보다 품질은 좋지만 가격이 비싸 대중상품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평양에는 전통적으로 자리하고 있는 평양신발공장과 보통강신발공장 등이 있습니다. 그 중 김정일의 발기로 1980년대 후반 건설된 류원신발공장은 (2017년 지나) 김정은이 두 번 시찰한 이후 현대적 공장으로 개건되면서 새로운 디자인이 개발되는 등 통기성이 좋고 경량화된 신발이 생산돼 북한산 신발 품질을 한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 받기도 했습니다.

소식통은 “류원신발공장에서 생산된 신발은 평양백화점과 상점에서 한 켤레 6달러(북한돈 4만9천원)에 판매되며, 공장에서 직접 평양과 인접한 평성상점과 시장에 넘기는 가격은 12달러이다”고 언급했습니다.

평성에서 도매상인이 12달러에 넘겨받은 평양 신발은 다시 타 지역 도매상인이나 소매상인에게 넘겨지고, 소매상인은 장마당 매대에서 신발 한 켤레 18~20달러에 판매한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20달러 가격은 일반 주민들이 구매할 수 없는 비싼 가격”이라며 “신발갑피는 평양방직공장에서 생산되는 원단과 수입산 원단으로, 신발바닥은 전부 생고무를 수입해 제작하므로 신발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다양한 품종의 국산신발 기지로 선전되고 있는 류원신발공장은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 자금 유통이 원활하지 않아 가동 실태가 미비하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