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재무부가 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중 북한과 관련해 총 243개 조치를 단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악의적 사이버 활동을 겨냥한 지난 4년간 재무부의 활동 예시로 대북조치를 꼽았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재무부는 24일 "국가안보 보호: 테러 방지와 금융 정보를 위한 4년의 노력 (Defending National Security: Four Years of Commitment to Counterterrorism and Financial Intelligence)"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2017년 2월부터 2021년 1월 20일까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재임 기간 중 북한과 관련해 총 243개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므누신 장관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4년 동안 재무장관을 역임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을 겨냥한 243개의 조치가 북한 정권을 국제 금융체계로부터 더욱 고립시키고,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단행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재무부는 특히 지난 2017년과 2018년 미국의 대북제재 조치를 예시로 꼽았습니다.
지난 2017년 11월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반(FinCEN)은 연방관보를 통해 미국 금융기관이 주요 자금세탁 우려 기관인 중국 단둥은행을 위해 대리계좌를 개설하거나 유지하는 것을 금지하는 최종 규칙(a final rule)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재무부는 단둥은행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관여한 기업들의 거래를 도왔다"며 "북한이 미국과 국제 금융체계에 접근하는 데 단둥은행이 관문의 역할을 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지난 2018년 2월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AC)이 사상 최대 규모의 대북제재를 단행했다며, 이는 북한의 해운 및 무역 회사들과 북한의 선박 활동을 중단시켜 북한 정권을 더욱 고립시키려는 목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재무부는 북한, 중국, 싱가포르 등지에 위치했거나 등록한 선박 28척과 해운 및 무역업체 27곳 또 개인 1명 등을 대북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아울러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사이버 수단(cyber enabled tools)을 통해 불법 자금세탁 및 주요 기반시설을 파괴하려는 개인 및 기업을 겨냥했다며, 북한의 악의적 사이버 활동에 대한 재무부의 조치를 그 예로 들었습니다.
실제 지난 2019년 9월 해외자산통제실은 라자루스 그룹, 블루노로프, 안다리엘 등 북한의 국가적 지원을 받는 악의적 사이버 조직 3곳이 북한의 정보당국인 정찰총국과 연관이 있다며, 이들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지난해 4월 재무부, 국무부,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이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해 경각심을 높이는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재무부의 지난 4년간의 활동과 관련해 제이슨 바틀렛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단행된 조치의 숫자는 제재효과를 측정하는 데 충분치 않다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바틀렛 연구원: 재무부는 여전히 끊임없이 커지는 북한의 불법 금융 범죄망과 제재 회피 계획을 (미리 저지하지 못하고) 뒤에서 따라잡으려 하고 있습니다. 지난 4년간의 최대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여전히 치밀한 노력과 중국 및 러시아의 지원을 통해 성공적으로 미국의 대북제재를 회피하고 있습니다. (The Treasury Department is still playing catch-up with North Korea's ever-expanding illicit financial crime network and sanctions evasions schemes. Despite the last four years of maximum pressure, North Korea continues to successfully evade U.S. sanctions through its own sophisticated and indigenous efforts as well as direct assistance from allies such as China and Russia.)
미국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까지 북한 내 물가와 환율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며, 이는 북한이 여전히 미국의 제재를 회피할 충분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다만 제재의 효과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을 국제 금융망으로부터 단절시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대북대화가 재개되면 제재이행을 느슨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며, 바이든 신임 행정부는 대화의 진전과 상관없이 미국의 금융 규제를 지속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재무부의 243개 대북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 당시 더 우선순위였던 이란, 쿠바, 시리아 등의 국가들을 상대로 이루어진 조치보다는 수치적으로 더 낮은 수준(a weak record)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미국의 독자 대북제재를 비롯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미국의 무역 및 투자 규제 등은 북한 경제에 파괴적인(disruptive) 영향을 미쳤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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