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석탄∙석유 밀수 다시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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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국면 속에서도 북한의 유류와 석탄 밀거래 정황이 꾸준히 포착되고 있습니다. 홍알벗 기자입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초부터 북한 국경이 봉쇄된 가운데 북한과 중국을 오가며 석탄을 실어 나른 것으로 보이는 선박의 움직임이 최근 포착됐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 뉴스'는 1일, 의심 선박들의 AIS 즉 자동식별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해 여름까지 북한 남포항과 북중 석탄밀매의 거점으로 알려진 중국 저우산 섬을 왕래하며 석탄을 실어 나르다 사라졌던 북한 선박 KS1호가 지난 1월 다시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 매체는 또 배 이름이 TPS로 알려진 북한 선박 '태평산호'가 지난 1월 21일 중국 청진항을 출발한 뒤 갑자기 AIS를 끄고 사라졌다가 26일 북한 남포항에 다시 나타났다며 해상에서 석탄 또는 석유제품을 거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2017년에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1호 8항에서 북한과의 모든 석탄거래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 대북제재위는 같은 해 제재결의 2397호 5항을 채택하고 북한이 수입할 수 있는 정제유 양을 50만 배럴로 제한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촬영된 인공위성 사진은 북한의 정제유 밀수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남포항에 새로운 유류저장탱크 3기가 세워지고 이곳을 오가는 여러 선박들의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대북제재 때문에 극히 제한적인 정제유 수입이 이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또다른 저장탱크가 추가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거래되는 유류제품의 양이 늘어났다고 밖에 볼 수 없다는 분석입니다.

유엔 대북제재위 홈페이지에 게재되는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공식 수입되는 정제유 양이 지난해 9월에서 멈춘 점을 감안할 때 현재 거래되는 유류제품은 모두 밀수품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는 겁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미국 한미경제연구소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2일 전자우편을 통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그동안 코로나19 봉쇄로 인해 북한의 정제유가 부족해졌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양은 (코로나비루스) 대유행 기간 동안 부족한 상황을 더 잘 극복 할 수 있도록 저장 용량을 늘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말했습니다.

또한 "이것은 북한 당국이 국내 연료 가격을 더 잘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북한의 석탄 및 유류제품 밀수를 막기 위해서는 밀수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기업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계속해서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북제재 전문가인 미국의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도 이날 전자우편으로, "대부분의 북한 밀수는 북한 바깥에 있는 은행 시스템을 통해 수익금을 세탁하는 해운 회사와 유령회사(front company)에 의해 이뤄진다"면서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이들에 대한 법집행을 더 강력히 집행한다면 북한의 밀수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8차 당대회 이후 북한 당국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계속 다그치고 있는 가운데, 대북제재와 코로나19를 뚫고서라도 부족한 자원을 마련하기 위한 북한의 밀수 활동은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