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 교수 “대북제재로 북 식량난 더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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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전문가인 헤이즐 스미스 영국 런던대 교수는 2017년 강화된 국제사회의 석유 관련 대북제재로 북한의 식량난이 가중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연구대학원(SOAS) 한국학센터의 헤이즐 스미스 연구교수는 5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열린 행사에서 대북제재가 북한의 식량안보에 미친 영향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스미스 교수는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원유와 정유의 수입을 제한하는 유엔 대북제재가 시행되면서 농업 부문과 민생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원유, 중유, 경유 등은 일상생활과 산업 생산에 필수로 이러한 석유류의 공급이 끊기면서 재배부터 기계 가동, 공장에서의 식량 생산, 운반 등 농업 부문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스미스 교수 : 새로운 제재는 특히 농업과 운송 등 민생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2017년 12월 석유 관련 제재가 강화되면서 농업 생산이 줄었습니다. 미국을 포함해 어느 나라든지 농업은 석유를 기반으로 합니다.

스미스 교수는 석유 관련 제재로 인한 농업 생산량 저하가 다음해인 2018년과 2019년 전에 없는 식량난을 가져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공동 조사해 발표한 '북한의 식량 안보 평가'보고서는 북한의 식량 사정이 최근 10년 새 최악으로 외부로부터 136만톤의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스미스 교수는 특히 올해 코로나 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여파로 북한의 최대 식량 지원국 중 하나인 중국의 식량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북한의 식량 사정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스미스 교수 : 올해 상황은 더욱 복잡할 것입니다. 북한 내 식량 생산도 줄어드는 데다 중국 내 신형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에서 자국민들을 위한 식량도 부족할 수 있습니다.

스미스 교수는 그러면서 미국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제재가 북한 정권이 아닌 북한 민생에 직접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대북제재가 장기화되면 북한이 90년대와 같은 기근 상황을 다시 맞이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편1998년에서 2001년 사이 세계식량계획과 유엔아동기금 업무를 맡아 2년간 북한에 체류했던 스미스 교수는 25년 이상 북한을 연구하고 있고, 특히 지난 2017년에는 북한 장마당에 대한 책을 저술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