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제재 대상’ 만수대 작품 버젓이 판매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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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유엔과 미국의 제재 대상인 '만수대창작사'의 예술 작품 판매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상공회의소(The Chamber of Commerce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가 최근 '북한 대외 무역 2021년 1호'(Foreign Trade of the DPRK No.1, 2021)라는 영문 간행물을 공개했습니다.

북한 상공회의소는 북한 제품의 홍보와 판매를 위해 매년 분기마다 4차례 대외 무역 간행물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간행물에는 유엔과 미국의 제재 대상인 만수대창작사의 금속 예술 작품이 판매되고 있다며, 만수대창작사 작품의 판매처 전화와 전자우편 등 연락처와 주소가 적혀 있습니다.

아울러 만수대창작사는 이 간행물에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여러 국가에서 만수대창작사의 금속 예술작품이 큰 인기를 끌었고, 해외로부터 많은 주문을 받았다며 적극적으로 홍보했습니다.

그러면서 1992년 11월 만수대창작사의 금속공예 부서가 설립됐다면서, 매년 목걸이, 귀걸이 등 여성 장식품 뿐만 아니라 실내 금속 예술작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금, 은, 구리, 청옥, 홍옥 등 귀금속으로 만든 소나무, 참매, 거북선 모양의 섬세한 세공품도 생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2017년 8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1호에 따라 만수대창작사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2017년 이후 만수대창작사 작품이 실제 거래된 경우는 대북제재 위반이며, 대북제재위원회의 조사 대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은 지난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만수대창작사 예술 작품과 관련한 조사를 하고 있으며, 만수대창작사 작품을 판매, 구매한 자의 경우 자산 동결 또는 압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미국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간행물의 만수대창작사 광고는 유엔의 제재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 간행물이 만수대창작사 예술 작품에 관심이 있고, 제재 위반을 기꺼이 하려는 잠재적인 제재 위반 국가들에 제공될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이 간행물에서 알 수 있듯이 아직까지 일부 국가들이 북한의 제재를 회피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제3국 입장에서 북한의 예술 작품 구매가 비교적 저렴하고 매력적일 수 있다면서, 동기가 어떻든 제재를 위반한 국가들은 궁극적으로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매튜 하 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만수대창작사는 북한 정권이 불법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한 사례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 연구원: 북한 정권은 만수대창작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과 분야에 걸쳐 불법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3월 발표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연례보고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북한은 불법 환적, 해외 노동자, 사이버 범죄 등 기타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불법 수익 통로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1959년 설립된 만수대창작사는 북한 최대 규모의 예술창작단체로 동상과 건축물을 포함해 각종 예술품을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가 최근 10년 간 1억6천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2016년 만수대창작사는 미국 정부의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됐고, 지난 2017년 8월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 2371호를 채택해 만수대창작사와 만수대해외개발회사그룹을 유엔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만수대창작사가 동상을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쓰이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