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의해 거래가 금지된 북한산 농산품과 만수대창작사의 미술품 등이 중국의 인터넷 온라인 상점에서 버젓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온라인 전자상거래 웹사이트인 '타오바오'(淘宝网)와 '징동'(京东)에서 저가의 북한산 농산물과 대동강 맥주, 평양 소주 등 주류부터 고가의 미술품까지 여러 종류의 북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 중국 웹사이트들을 확인한 결과, 대동강 맥주, 들쭉술 등 주류, 잣과 송이버섯 등 북한산 농산품, 봄향기 등 북한산 화장품, 각종 유화 등 미술품, 북한 지폐와 동전, 각종 휘장과 뱃지 등이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타오바오' 웹사이트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만수대창작사의 작품 7점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중 북한 선우영 화가의 '금강산 천주봉의 가을'이라는 유화가 중국 돈 4만 위안, 미화 약 6천 달러로 가장 고가에 팔리고 있었습니다.
현재 만수대창작사와 산하 단체인 '만수대해외개발회사그룹'은 지난 2017년 8월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결의 2371호에 의해 제재 대상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만수대창작사가 동상을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쓰이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입니다.
실제 1959년 설립된 만수대창작사는 북한 최대 규모의 예술창작단체로 동상과 건축물을 포함해 각종 예술품을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가 최근 10년 간 1억6천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북한산 잣과 송이버섯 등도 중국 온라인 상거래 웹사이트들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2017년 12월 22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 2397호는 북한산 잣과 송이버섯 등 임산물과 농수산물의 무역거래를 금지했지만, 여전히 북한산 임산물이 중국 온라인 상점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대동강 맥주와 봉학 맥주, 평양 맥주, 평양 소주, 북한 의약품 인진고, 북한 화장품 봄향기 등 다양한 북한산 제품들이 중국 온라인 상거래 웹사이트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 온라인 전자상거래에서 판매되고 있는 북한산 제품들은 정식 유통과정이 아닌 개인이 소규모로 구입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단둥화차오정보유한공사'(丹东华朝信息有限公司)가 온라인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위챗'에서 운영하는 '중조경무합작'(中朝经贸合作)에서 북한의 주요 수출 상품(朝鲜对外出口产品)이라는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주요 수출상품으로 식품, 음료, 건강식품, 전자기기, 의류, 공예품 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주로 수출하는 식품 중에는 개성찹쌀고추장, 개성고려인삼주, 개성고려인삼차 등이 있고, 전자기기 중에는 전압기, 열공급장치 등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 유엔 규정에 따라 익명을 요구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관계자는 14일 '중국 온라인 웹사이트에서 북한산 물품이 팔리고 있다'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공식적인 의견을 밝힐 수는 없지만, 안보리 대북제재결의 2397호 6항에 대한 위반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 2397호 6항은 북한의 식료품 및 농산품(HS코드 12, 8, 7), 기계류(HS 코드 84), 전기기기(HS 코드 85), 마그네사이트 및 마그네시아를 포함한 토석류(HS 코드 25), 목재류(HS 코드 44), 선박(HS 코드 89)을 직간접적으로 공급·판매·이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미국 민간단체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매튜 하 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해 외화벌이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전자상거래가 북한의 소득 창출을 위한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 연구원: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북한의 무역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전자 상거래 웹사이트에서 교환, 판매, 거래되고 있는 북한산 물품이 제재 위반인지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