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위장선박이 대북제재 금지품목을 밀거래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 남포항과 중국 저우산시를 오가며 석탄 등을 밀거래한 위장선박, 즉 선적을 숨진 북한 선박이 8척 정도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NK프로'(NK Pro)는 21일, 북중 간 주요 석탄 밀수 항로로 알려진 뱃길을 따라 올 여름들어 이 선박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배들이 사용하고 있는 가짜 인식기호는 AM과 KH, KH1, MT, PK, TM, TR, 그리고 Pu He로, 주로 AIS, 즉 자동선박식별시스템(Automated Identification System)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선박 추적정보 기관인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을 이용해 취재한 결과 이날 북한 남포항을 오가는 자성2호(Jasong2)와 금강산호(Kum Gang San) 등 대부분의 북한 화물선은 선박 인식기호로 KP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NK프로가 지적한 인식기호 KS1을 선박명칭으로 사용하는 길이 90미터, 폭 14미터 규모의 화물선은 21일 현재 북한 남포항을 출발해 남중국해 방향으로 가는 서해상 항로를 따라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선적, 즉 선박의 국적은 그린랜드로 명시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선박의IMO, 즉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가 부여하는 고유번호는 등재돼 있지 않았습니다.
NK프로는 8척의 선박 모두 IMO의 고유번호가 없다면서, 선박 위장에 사용되는 8개의 인식기호는 한때 사용하지 않고 버려졌다 5개는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사이에, 그리고 나머지 3개는 이번 여름에 다시 활성화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정체가 불문명한 선박들의 남포와 저우산 항로 간 운항 횟수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북제재 위반행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마크 배리 국제세계평화학술지 편집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자우편을 통해 "대북제재와 코로나19 때문에 중국과의 무역이 예전에 비해 70 % 감소했기 때문에 북한은 밀수를 해야할 만큼 절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와 미국 국무부 및 재무부는 북한 위장선박의 북중 밀수항로 운항을 인지하고 있는지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21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