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위 보고서 “북, 석탄 등 밀수출‧방탄 외제차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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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위반하며 수개월 간 석탄, 모래 등을 밀수출하고, 방탄 승용차와 로봇 등 사치품을 밀수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제재 회피를 지속할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선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북한이 석탄과 모래를 중국 회사들에 팔아 핵 개발 프로그램에 필요한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이 이번 달에 발표할 보고서를 미리 입수해 9일 보도했습니다.

특히 이 매체는 북한이 집권 엘리트층들을 위해 사치품을 수입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권 유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대북제재를 위반하고 있어 놀랄 일이 아니라면서도, 중국을 압박해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매우 적응력이 뛰어나다며 현재 가해지고 있는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선박 대 선박’ 환적 방식으로 제재를 지속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 우리는 이러한 사실에 놀라지 않아야 합니다. 해상 운송은 북한의 합법적, 불법적인 무역능력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We should not be surprised by this. Shipping is critical to North Korea's ability to trade legal and illicit.)

특히 그는 북한의 대북제재 위반 행태는 인공위성 사진 등 공개적인 자료를 통해서도 발견될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북한이 불법 행위를 완전히 숨길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선박 대 선박’ 환적 등 동일한 수법으로 계속 제재를 회피하는 이유는 미국의 추가 제재 등 후속 조치를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그는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을 지속하고, 북한의 불법 활동을 저지하는데 미국, 한국, 일본 등 국제사회가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학 교수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이 원유 등을 불법 수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불법 환적을 통한 중국의 대북수출 규모도 상당한 수준일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세관은 투명하게 북한과의 교역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영국 런던 주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제임스 번(James Byrne) 핵 확산 및 핵 정책 연구원도 중국이 안보리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하지만, 북한이 석유, 석탄 등을 수출입하기 위해 ‘선박 대 선박’ 간 불법환적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안보연구기관 C4ADS(Center for Advanced Defense Studies), 즉 ‘선진국방연구센터’의 제이슨 아터번(Jason Arterburn) 분석관(Lead Analyst)도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와 같이 사치품이 비싸면 비쌀수록 대북제재 회피 방법이 더 복잡해졌고, 이렇게 사치품을 들여오는 북한 당국자들은 대북제재 위반의 핵심이자 북한 정권에 더 가까웠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지난 2017년 8월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1호는 북한의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이어 같은해 12월에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97호는 북한산 석탄 밀매에 연루된 선박이 입항하면 억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