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선박 ‘신양 688호’, 제재 피해 버젓이 운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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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사회에서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선박이 지난 한해 계속 버젓이 전 세계 바다를 휘젓고 다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지난 2018년 유엔은 물론 미국과 유럽연합에 의해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화물선 ‘신양 688호(Xin Yang 688).’

이 선박은 지난 2017년 10월 북한산 석탄을 싣고 베트남, 즉 윁남으로 가려다 적발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법률정보 전문사인 카론(Kharon)은 6일, 신양 688호의 운항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선박이 지난 2019년 한해 동안 대북제재에 따른 어떠한 운항 및 정박 제재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 선박은 일본의 나하(Naha)항과 베트남의 하이퐁(Haiphong)과 붕타우(Vungtau)항, 중국 홍콩의 닝보(Ningbo)항, 그리고 말레이시아의 콴탄(Kuantan)항에 머물렀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9월부터는 4번에 걸쳐 AIS라고 불리는 선박 자동 식별장치를 끄고 항해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대북제재 감시를 피하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입니다.

신양 688호는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중국 홍콩의 운송업체인 ‘화신(Huaxin Shipping)사’ 소속 선박으로, 2016년에 통과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21호는 제재대상 선박이 유엔 회원국에 입항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신양 688호의 소속회사로 알려진 화신사는 현재 홍콩 기업명단에서 삭제됐으며 2018년 1월부터 휴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취재 결과 신양688호는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독립국 벨리즈(Belize) 국기를 달고 지금도 운항 중이며, 말레이시아를 떠난 이 선박은 7일 현재 중국 홍콩의 남서쪽에 있는 귀샨(Guishan Anchorage)이란 정박지에 멈춰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과 관련된 선박 대부분이 불법행위를 위해 선적을 바꾸거나 위장등록을 하고, 또 선박 자동 식별장치를 제대로 운용하지 않는 만큼 철저한 감시와 그를 위한 국제체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카론사의 에드먼드 쑤(Edmund Xu) 연구원은 앞서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가 불법 운항하는 해운사를 적발하고 추적하는 정보망 구축을 오는 2021년까지 할 계획이라고 지난해 말 밝히기도 했습니다.

쑤 연구원: 해상 불법행위를 방조하는 문제 국가에 선박을 등록하는 수법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 해상의 국제 해운선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거대 정보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유엔 제재를 회피하려는 북한의 시도가 사전에 적발될 확률이 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