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규정한 대북제재 품목 중 하나인 모래(Sand)를 불법 수출하려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상업 위성사진을 분석해 지난 몇 개월간 북한 남포항에 집단으로 정박해 있던 선박 수십척 중 대부분이 항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25일 보도했습니다.
촬영된 위성사진에 따르면 선박 위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켜지 않은 채 남포항에 정박돼 있던 선박이 5월 말부터 7월 말까지 25척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이달 7일 촬영된 사진에서는 선박 수가 13척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23일에는 7척 밖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은 코로나 19 이후 한동안 북한 선박의 출항이 없던 상황 중 포착돼 이목을 끕니다.
코로나 19 발생 즉시 바닷길을 포함해 모든 국경을 봉쇄한 북한은 3월 말까지 해상에 나가있는 선박 대부분을 본국으로 송환시켰습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가 상업 위성사진과 선박자동식별장치를 근거로 북한 선박의 움직임을 분석해 7월 발표한 보고서 역시 중국 해상에서 공공연히 모습을 보이던 북한 선박들이 3월 말을 기해 대부분 모습을 감췄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에 촬영된 위성사진 속 선박의 화물칸은 열려 있었는데 모래가 실려있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NK뉴스'는 그러나 지난 3월 미국 연구기관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가 발표한 북한 선박의 모래 수출 관련 보고서를 근거로 지난해 여름 북한 선박들이 모래 수출을 위해 출항하기 전 이례적으로 집단 계류돼 있었다며, 최근 위성사진에서도 유사한 모습이 발견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실제 모래를 반출했다면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에 해당됩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12월 토석류와 시멘트 등의 공급·판매·이전을 금지하는 내용의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를 통과시켰습니다.
최근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모래 수출을 여러 차례 지적해 왔습니다.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은 올해 4월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5월부터 지난 연말까지 모래 수출을 통해 최소 2천200만 달러를 벌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제재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북제재 대상 품목이 지속적으로 불법 수출된 배경에는 이를 묵인하는 중국 정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불법 환적 활동에 대해 연구해 온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의 제임스 바이른(James Byrne) 선임 연구원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이 대규모 바지선 등 북한의 선박을 감지하지 못할 리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중국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른 연구원: 중국은 자국 영해에서 레이더와 많은 해안 경비대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밀수가 없었다며 부정하고 있는 중국의 주장은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중국은 최근 캄보디아(캄보쟈), 인도네시아, 베트남(윁남) 등이 환경 파괴 문제로 모래 수출을 제한하면서 중국 건설사업 등에 필요한 모래 수요를 북한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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