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시 골목장에 모래자〮갈 장사꾼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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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양강도 교육 당국이 학생들로부터 말린 고사리와 건설용 모래, 자갈을 거두어 들이면서 혜산시 골목장에는 이런 것들을 취급하는 장사꾼까지 등장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양강도의 한 교육부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8일 “내각 교육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7월 10일부터 20일까지 양강도의 농촌 학교들에서 말린 고사리를 거두고 있다”며 “여름 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말린 고사리 과제를 총화(완수)하라는 것이 내각 교육위원회의 지시”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6월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 간 초급중학교와 고급중학교의 13세 이상 학생들에게 ‘산나물 방학’을 주었다”면서 “열흘 동안 ’산나물 방학’을 주고 대신 학생 1인당 말린 고사리 10kg씩 받아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도 소재지인 혜산시의 학교들은 학생들에게 ‘산나물 방학’을 주지 않고 있다”며 “도시의 학생들은 산에서 멀리 떨어져 살고 있어 ‘산나물 방학’을 주어도 고사리를 뜯어 바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그 이유를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원래 학교마다 ‘산나물 방학’이 끝난 6월 중순부터 말린 고사리를 거두기 시작해 8월 중순에 고사리 과제 총화를 지었다(과제 완수)”면서 “하지만 올해는 여름 방학이 시작되기 전인 7월 10일부터 20일까지 열흘 동안만 말린 고사리를 받고 총화까지 짓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사리를 거두고 총화 짓는 기간이 이렇게 짧아진 데 대해 소식통은 “예전에는 고사리를 거두는 기간이 두달이나 되다 보니 학교에서 보관을 제대로 못해 변질되거나 도난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며 “이러한 손실을 막기 위해 속전속결로 말린 고사리를 거두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고사리 과제 총화를 짓는 기간이 앞당겨진 데 대해 소식통은 “학생들이 과제를 미달할 경우 다른 외화벌이 품목으로 빠르게 대체하기 위해서”라며 “지난해까지 과제를 미달할 경우 고사리 kg당 중국 인민폐 14위안(1.92달러)씩 계산해 받았는데 올해는 미달한 분량만큼 오미자나 용담초와 같이 외화벌이에 필요한 다른 약초들을 바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양강도 혜산시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0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혜산시의 초급중학교와 고급중학교 학생들에겐 ‘산나물 방학’을 주지 않았다”면서 “대신 혜산시의 학생들은 ‘산나물 방학’기간 오전에만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건설에 필요한 모래와 자갈을 채취해 바치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모래(0.25입방)와 자갈(0.25입방)은 하루 0.5입방씩, 열흘 동안 총 5입방을 채취해 바치도록 했다”며 “0.5입방이면 중국산 동풍호 (5톤) 화물자동차 한 대에 가득 적재할 분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채취한 모래와 자갈은 혜산학생신발공장과 학생가방공장, 성후동 살림집 건설장에 가져다 바치고 확인증을 받아오도록 했다”며 “그러나 힘 없는 가정의 학생들은 모래와 자갈을 보관할 곳도 없는데다 운반 수단도 마련하지 못해 아직까지 바치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혜산시의 경우 지난해부터 강하천 정리사업과 보수공사가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모래와 자갈을 채취할 곳도 마땅치 않다”면서 “모래, 자갈을 채취하려면 삼수발전소 하구 운총강까지 가야 하는데 그곳은 혜산시 중심에서 15리(7km)나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혜산시의 골목장들에는 모래와 자갈을 파는 장사꾼들까지 등장했다”며 “골목장에서 건설용 자갈은 입방당 중국인민폐 8위안(1.1달러), 모래는 입방당 10위안(1.37달러), 그리고 외화벌이 규격대로 손질해 말린 고사리는 kg당 15위안(2.06달러)”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양성원, 웹편집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