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요즘 북한주민과 간부들 속에서 김정은의 자력갱생 강요에 대한 반대정서가 폭 넓게 형성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연이은 미사일발사와 핵개발로 대북제재강화를 자초하면서 주민들에게는 '자력갱생'을 강요하고 있는 김정은을 두고 간부들은 인민을 '자살경쟁'으로 내몰고 있다며 비난한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 외곽에서 기업소 행정일꾼으로 일하고 있는 한 간부 소식통은 3일 “평양 외곽에 자리 잡고 있는 화학건재공장 등 국영공장들이 겉으로는 외장재로 장식해 그럴 듯하게 보이지만 생산가동률은 형편이 없어 하루하루 연명하는 수준”이라면서 “생산용 원자재는 8.3노동자들이 공장에 바친 자금으로 겨우 해결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평양화학건재공장은 방습지와 외장재 등을 생산하는 중요한 기지라고 선전하면서 공장가동에 필요한 전기공급도 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아무 것도 지원해주지 않으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자력갱생 혁명정신으로 공장을 살리라며 내리먹이고 있으니 지배인을 비롯한 경제일꾼들의 심정이 어떻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에서 강요하는 자력갱생이란 게 본질을 까놓고 말하면 공장간부들이 뇌물과 비사(비사회주의 행위)로 지목되고 있는 장사판을 확장해서 운영하라는 게 핵심”이라면서 “현재 소위 자력갱생으로 공장을 운영하는 경우를 살펴보면 공장 간부들이 국영배전소에 달러현금으로 뇌물을 주고 전기를 공급 받아 장마당에서 잘 팔리는 상품을 생산해서 장사꾼에 넘기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평양화학건재공장도 배전부에 뇌물을 주고 하루 세 시간 정도 전기를 받고는 있지만 공장을 가동해 제품을 생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이런 사정으로 공장 간부들은 큰 용량의 탱크 밧떼리를 구해서 전기를 충전한 다음 그 전기로 공장을 돌리고 있지만 불안정한 전압으로 인해 생산된 제품은 불량품이 대부분이어서 심한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공장 간부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필사적으로 제품 생산에 매달리지만 매번 전기와 자재 부족으로 완성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다나니 실망감이 지나쳐 당중앙에 대한 반감을 품기 시작했다”면서 “당국이 요구하는 자력갱생이란 모두 다 함께 죽자는 ‘자살경쟁’이나 마찬가지라며 김정은을 원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무역간부는 “평양에서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공장을 본다면 최고존엄이 해외수출산업으로 발전시키라며 직접 시찰한 평양은화수화장품공장과 식품무역회사 정도”라면서 “내각 전력공업성에서는 군수품공장과 방침대상으로 지정된 공장부터 전기를 우선 공급하다보니 남는 전기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산업의 근간인 전력마저 (김정은이) 독단적으로 장악하고 있으니 민생과 직결된 지방기업들은 전기를 공급받지 못해 폐쇄되거나, 브로크(시멘트 벽돌)를 찍어 장마당에 팔아 연명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에게 식량도 공급하지 못하는데 이걸 자력갱생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형편이 이런데도 위에서는 연일 미사일을 쏘아대면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자초하고서 자력갱생만을 웨치고(외치고) 있으니 이게 자살경쟁이 아니고 무어란 말이냐”라며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