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사카린 대신 설탕 소비 증가

0:00 / 0:00

앵커 : 북한에서 설탕 소비가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설탕이 귀해 단맛을 내기 위해 사카린을 주로 사용해오던 서민들이 설탕에 의존하기 시작하면서 설탕 수입량이 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에 거주하는 한 화교 보따리 상인은 “요즘 나 같은 상인들이 중국에서 들여가는 물건 중 사탕가루(설탕)가 차지하는 비율이 거의 절반에 가깝다”면서 “단 맛을 내기 위해 사카린을 주로 사용하던 북조선 주민들이 이제 제대로 된 단맛을 내는 설탕에 의존하기 시작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아직은 사카린 소비가 설탕보다 훨씬 더 많은 게 사실이지만 평양을 비롯한 대도시의 경우, 사탕가루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사카린보다는 사탕가루가 제대로 된 단 맛을 내고 이를 소비해야 남보다 잘사는 축으로 대접받기 때문에 돈 좀 있는 사람들은 경쟁적으로 사탕가루를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아직은 여유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사탕가루 소비가 늘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사카린보다는 사탕가루 소비가 더 늘게 될 것”이라면서 “한국이나 중국 같은 나라에서는 사카린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북조선 주민들이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기 위해서도 사탕가루를 경쟁적으로 찾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조선에서 한 여름에 많이 팔리는 얼음과자나 까까오, 에스키모 같은 빙과류들도 과거에는 모두 사카린을 넣어서 단맛을 냈지만 이제는 사탕가루를 넣어 맛을 좋게 만든 빙과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사탕가루는 사카린보다 가격이 몇배가 비싸기 때문에 일반 서민들은 아직도 음식에 단맛을 내기 위해 사카린을 사용한다”면서 “특히 김치를 담그면서 사카린 대신 사탕가루를 사용한다는 것은 아직은 생각지 못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개인들이 운영하는 식당들에서는 냉면 육수를 만들 때 사카린 대신 사탕가루를 사용하는 곳도 있다”면서 “이는 사카린 보다는 사탕가루를 넣은 냉면 국물이 손님들에게 더 인기를 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설탕 소비가 점점 늘고 있다는 소식에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 이 모씨는 “남한에서는 설탕을 많이 먹으면 비만과 당뇨병에 걸릴 수 있다며 설탕 소비를 최대한 억제하는 판인데 이런 사실이 북한 주민들에게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