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스웨덴에 약 2억8천만 달러 빚...여전히 ‘묵묵부답’

0:00 / 0:00

앵커 : 40여년 전 스웨덴(스웨리예) 기업으로부터 자동차와 중장비 등을 수입했던 북한이 여전히 그 빚을 갚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스웨덴 당국은 북한의 채무 불이행에 대한 강제 조치는 취하지 않겠다면서도 비용 청구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웨덴, 즉 스웨리예는 서방 국가로서는 이른 1973년 북한과 수교했습니다.

수교 직후인 1974년 북한의 김일성 주석은 스웨덴산 볼보 자동차 1,000대와 아세아(Asea), 아트라스 콥코(Atlas Copco), 알파 라바(Alfa Lava)로부터 중장비를 주문했습니다.

1970년대만 해도 북한은 세계적인 광물자원 보유량을 앞세워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경제 사정이 좋았습니다.

당시 스웨덴 기업들은 북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주문에 대한 선금도 받지 않고 물품을 넘겨줬지만 이후 북한은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수출보험 계약에 따라 미수금은 수출신용보증을 담당하는 스웨덴 무역보험위원회(EKN)에 채무로 남았습니다.

주문 당시 총 대금은 6백만 달러(6억 크로나) 정도였지만 원금에 연체 이자 등이 붙으면서 3억 달러까지 불어났습니다.

무역보험위원회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재 약 2억 7,500만 달러(26억 5,600만 크로나)가 미수금으로 남아있다고 밝혔습니다.

위원회 측은 북한 당국에 매년 두 차례씩 비용을 청구하고 있는데 북한은 1989년 단 한차례 310만 달러(3,000만 크로나)를 갚은 적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위원회 측은 또 이 때를 제외하고 북한에서 비용 청구에 대해 어떠한 반응도 내놓고 있지 않지만 북한 측에서 청구서 접수를 거부하진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문제는 북한이 대금을 갚지 않는 데 대한 어떠한 강제 조치도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위원회는 이와 관련한 질문에 채무 불이행에 대한 별도의 조치는 없다면서도 ”이는 엄연히 스웨덴 정부에 대한 빚”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무역보험워원회의 안나 카린 잣코(Anna-Karin Jatko) 사무총장은 ”빚을 상환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언제 상환받느냐가 문제” (It is not a matter of whether we get paid. It is a question on when we get paid) 라면서 북한에 대한 채무 이행 요청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몇년 전 루마니아가 70년간 지고 있던 빚을 상환했다며 북한의 상황도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억류자 석방 등 미북 외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이 설립된 것도 이와 큰 관련이 있습니다.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의 초대 대사였던 에릭 코넬은 자신의 저서에서 당시 북한이 갚지 않은 대금을 관리할 사람이 필요해 1975년 평양에 대사관이 세워졌다고 전했습니다.

미수금에 대해 우려한 스웨덴 기업들이 대금 청구와 수납을 담당할 사람을 평양에 상주시키길 원했던 것입니다.

북한의 국제 채무 불이행과 관련해,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1970~80년대 많은 유럽 국가들이 북한을 유망한 수출국으로 판단하고, 정확한 상환 능력에 대한 평가 없이 차관을 제공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국제사회와 정상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먼저 부채 상환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브라운 교수 : 북한이 유럽 국가들과 정상적인 금융 관계를 맺고 싶다면 관련 금융 기관과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브라운 교수는 또 많은 채무를 지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이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과 협력해 채무를 탕감받는 사례를 제시하면서 북한이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한다면 같은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북한은 스웨덴 외에도 1970년대 핀란드에서 기계를 산 뒤 대금을 주지 않아 핀란드 정부에 2,900만 달러, 핀란드 기업에 660만 달러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