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교사들 심각한 생활고에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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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초·고급중학교 교사들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교육발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교사들에 대한 식량공급이나 처우는 전혀 개선되지 않아 교사들은 생존을 위해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은 14일 “함경남도 일대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꼽으라면 농촌사람들과 학교 교원들”이라면서 “농민들은 그나마 가을이면 뙈기밭 농사로 자체 식량을 조달할 수 있지만, 장사 행위도 못하고 오로지 월급과 배급에 의존하고 있는 교원들의 삶은 일년 내내 어려운 처지”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남한의 ‘스승의 날(15일)’을 맞아 자유아시아방송이 질문한 북한 교원의 위상에 대해 소식통은 “올해도 중앙에서는 교육발전을 강조하면서 각 지방정부에 교원들의 월급과 배급을 해결해 주라고 지시를 내렸지만 지역 량정사업소에도 식량이 없는데 어떻게 교원배급소에 쌀을 공급할 수가 있겠느냐”면서 “지난해 가을 교원들에게 일년 분의 식량이라며 1 인당 통강냉이 50키로를 공급한 게 교원에 대한 배급의 전부”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가족이 달린 교원들은 생활난을 버티지 못해 학교를 퇴직하고 장사에 나서려고 하지만 시당간부부에서 교원들의 퇴직을 승인해주지 않는다”면서 “생활고를 이유로 퇴직하겠다는 교원들에 대해 오히려 당에서 안겨준 ‘직업적인 혁명가’의 본분을 망각한다며 문제를 세우겠다고 위협하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대부분의 교원들은 하는 수 없이 낮에는 학교 수업을 하고 밤에는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길거리 음식매대에 넘겨주면서 얼마간의 식량을 벌고 있다”면서 “밤늦게 까지 힘들게 장사하는 교원들이 불쌍해 인정 많은 학부모들은 가끔 선생(교원)이 파는 음식을 사주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동해바다 항구를 끼고 있는 신포고급중학교 교원들의 생활은 비교적 괜찮은 편”이라면서 “이 지역에는 고기잡이를 하거나 양식장을 운영하는 외화벌이 회사들이 밀집되어 있어 돈주 학부모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돈주들은 자녀의 대학입학추천과 군입대 서류 등 생활평정서를 직접 작성하는 담임선생에게 매달 식량과 생활비를 공급해주면서 자녀의 평정서를 조작하고 있다“면서 “교원들은 맡은 학급에 돈주 학부모가 많을수록 생활에 여유가 있어 다른 지역 교원들과 비교가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결국 교원들은 수업 교수안을 잘 만들어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것보다 학교당국과 사업을 잘해 돈주 자녀가 많은 학급을 맡는 것이 생활고를 벗어나는 길이 되고 있다”면서 “따라서 가장 깨끗하다던 교원 사회에도 각종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있으며 일부 교원들은 아예 교원들의 인사권이 있는 시당간부부와 교육부에 뇌물을 고이고 돈주들이 많은 동네 학교로 옮겨 생활난을 극복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