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암호화폐 세탁 도운 ‘토네이도 캐시’ 설립자 “무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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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암호화폐 탈취 세탁을 도운 혐의로 미국의 제재를 받고, 기소당한 믹서'토네이도 캐시'의 설립자가 무죄를 주장했습니다.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해킹 조직의 암호화폐 세탁에 사용된 믹서 회사 ‘토네이도 캐시’의 설립자 로만 스톰이 지난 6일 뉴욕 남부 지방 법원에 자신은 무죄라는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톰의 변호사인 브라이언 클라인은 판사에게 “우리는 (스톰에 대해) 정부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토네이도 캐시 공동설립자인 스톰과 로만세메노프는자금세탁과제재위반공모, 무허가송금사업운영혐의등으로 지난 8월 뉴욕남부연방법원에기소됐습니다.

특히 이들은 북한의 대표적인 해커조직 ‘라자루스’를 포함해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 세탁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재무부는 토네이도 캐시가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해킹 조직 라자루스 그룹이 훔친 4억 5천500만 달러의 가상화폐를 세탁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재무부에 따르면 토네이도 캐시는 북한 해킹 조직으로부터 지난해 6월 블록체인 기술기업인 ‘하모니’가 탈취당한 가상화폐 중 9천600만 달러, 지난해 8월 가상화폐 관련 기업인 ‘노매드’가 탈취당한 가상화폐 중 최소 780만 달러의 세탁에도 사용됐습니다.

‘믹서’란 암호화폐를 쪼개고 섞어서 누가 송금했는지 알 수 없도록 만드는 기술로, 이 과정을 반복하면 자금 추적 및 사용처, 현금화 여부 등의 암호화폐 거래 추적을 어렵게 해 자금세탁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레이첼 백 CRDF 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암호화폐 탈취 이후 현금화하고 있는 북한에게 믹서 서비스는 유용하게 사용됐다고 말했습니다.

[백 연구원] 암호화폐 믹서는 분명히 불법 행위에 사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아동 포르노와 같은 서비스나 상품에 대한 금액을 보내는 경우, 거래를 했다는 것을 보여주거나 자신의 신원을 추적하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사용자에 대한 탐지 및 기소를 방지하기 위해 주소를 혼합할 수 있어 이들에게 유용합니다. 북한도 암호화폐를 훔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쓰고 있는 겁니다.

미국 국적자인 스톰은 워싱턴주에서 지난 8월 23일에 체포됐고, 200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바 있습니다.

토네이도 캐시의 세번째 창업자인 알렉세이 퍼트세프도 2022년 8월 네덜란드에서 자금 세탁 혐의로 체포됐고, 두번째 창업자인 세메노프는 현재 행방이 요원한 상황입니다.

스톰과 세메노프에게는 각각 자금세탁 공모와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돼 최대 20년 형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