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역주재원들, 충성자금 압박에 시달려

0:00 / 0:00

앵커 : 북한정권수립 7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중국의 북한 무역주재원들이 충성의 자금 마련 때문에 극심한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21일 “김일성, 김정일 생일과 조국해방기념일(8.15)에 이어 조선건국기념일인 9.9. 절을 앞둔 요즘 조선의 무역 주재원들이 충성의 자금 마련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조선의 해외주재 외화벌이 무역 일꾼들은 주요 명절 때마다 본국에서 내려 매기는 각종 과제를 수행하고 따로 충성의 자금도 바쳐야 한다”면서 “금년 9.9. 절은 70주년으로 큰 의미가 있어 대대적으로 행사를 준비 하고 있는 터라 무역일꾼들이 수행해야 할 과제와 충성의 자금 규모도 예년에 비해서 더 크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중국에 있는 무역 주재원들은 파견 연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 사람당 3,000달러 이상 충성의 자금을 바쳐야 한다”면서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금액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고 무역일꾼들은 푸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9.9절 행사 날짜가 점점 다가오자 초조해진 무역 주재원들은 여기 저기 지인들을 찾아 다니며 돈을 빌려서라도 충성의 자금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면서 “가깝게 지내는 무역주재원으로부터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는 중국인 들 중에는 북조선당국을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주재원들의 사정이 딱해서 돈을 빌려주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또 다른 소식통은 “지난 김정일 생일(2.16) 김일성 생일(4.15)때도 대부분의 무역 주재원들이 (충성의 자금)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면서 “그래도 그 당시에는 당국에서도 주재원들의 어려운 상황을 인정하고 그럭저럭 넘어갔는데 이번 9.9절 과제는 그때처럼 대충 넘어갈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무역 주재원들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주재원들의 부인들도 조선에서 가져온 수예품이나 액세서리 공예품 등을 지인들에게 팔아서 돈벌이를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부인들이 부업으로 벌어들이는 얼마 안 되는 돈도 세대주(남편)의 과제 수행을 위해 사용되기 일쑤여서 중국인들마저도 북조선 무역주재원들에게 측은한 동정의 눈길을 보내는 실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