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중국에 주재하는 일부 북한무역일꾼들이 추석 상납금을 바치지 못해 귀국을 포기하고 타향에서 쓸쓸히 민족명절을 보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중국 대련에 주재하는 한 북한무역일꾼은 24일 “해마다 추석날이 다가오면 중국에서 일하는 무역일꾼들은 전통 풍습에 따라 성묘를 하기 위해 귀국해 추석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고 있다”면서 “하지만 올해 추석에는 일부 무역일꾼들이 추석명절 계기 상납금을 바치지 못해 귀국을 포기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미 9.9절을 맞으며 무역일꾼들은 3천위안 이상의 상납금을 당에 바쳤는데 지금같이 무역이 막힌 상황에 또 추석 상납금을 바칠 돈이 어디 있겠냐”면서 “귀국하면 무조건 상납금을 바쳐야 하는 것이 당의 방침인데다 간부들에게도 추석선물(뇌물)을 바쳐야 하는데 이를 감당할 길이 없어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귀국하지 않고 쓸쓸한 추석을 보내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추석날 귀국하지 못한 무역일꾼들은 바다낚시를 해서 물고기를 잡아 생선탕과 술 한잔으로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있다”면서 “며칠 있으면 10월 10일 당창건기념일이 다가오는데 상납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벌써부터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단둥의 한 북한무역일꾼은 “대북제재가 지속되면서 중국에서 활동하는 조선 무역주재원들의 수난이 계속 되고 있다“면서 “군 소속 무역회사들은 중앙에서 대규모 밀무역을 밀어주는 등 외화벌이가 잘되어 상납금 걱정은 하지도 않아도 되지만 정부나 지방 소속 무역일꾼들은 외화벌이가 거의 없어 무역일꾼들 사이에서도 빈부격차가 심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금 강성무역회사를 비롯한 군 소속 무역기관들은 대북제재에 관계없이 밀무역으로 금수품목을 대량으로 거래하고 있는데 이는 군부 권력의 배경이 막강하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요즘 조선에서는 공식 무역보다 밀무역의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밀수를 봐주는 정치권력의 힘을 업고 있는 군과 당 소속 무역회사들만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과 군 소속 무역회사들은 점차 더 힘이 커지는 반면 상대적으로 일반 무역회사들은 중국내 사무실 월세(임대료)도 못낼 만큼 형편이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