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도토리 채취로 참나무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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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산림녹화를 강조하고 임업관련 책임간부들을 숙청하는 등 고강도 정책을 쓰는데도 북한 산림의 수난은 멈추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한을 통틀어 한반도의 산에서 가장 흔한 나무가 참나무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참나무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안북도 주민 소식통은 “산에 있는 참나무가 점점 줄어드는 것은 가을철만 되면 전국 농촌 주민들이 앞다투어 도토리 채취에 나서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주민들이 도토리 채취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주민들) 각자가 먹거리에 이용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나 인민 반 등에서 가구당 일정량을 바치라는 과제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다 보니 산에 있는 참나무 중 가지가 꺾어지거나 생채기가 없는 온전한 나무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참나무에 달린 도토리를 털어내기 위해 떡메로 나무를 하도 심하게 때려서 그렇다는 겁니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도 “힘이 약해 떡메를 휘두를 수 없는 여성들은 주로 작은 참나무에서 도토리를 채취하는 게 보통”이라며 “이 과정에서 참나무 가지를 모두 부러뜨려 참나무가 채 자라지도 못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젊은 원수님(김정은)이 올라오고 나서 산에 나무를 다치면 엄중 처벌할 데 대한 포치도 수없이 내려왔지만 생계를 위해 도토리 채취가 급한 주민들에게는 당 중앙의 포치도 소용이 없는 실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주민들이 이토록 도토리 채취에 열심인 이유는 북한의 가공식품 중 도토리를 이용한 식품종류가 남한에 비해 훨씬 다양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도토리를 원료로 한 도토리 된장과 도토리 술(소주)등은 북한의 국영식품 공장에서 정식으로 생산되어 군부대 등에 공급되고 있고 북한서민들 사이에서도 도토리 떡이 인기가 있는 등 도토리 가공식품은 그 용도가 아주 다양하다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남한에서도 도토리 묵은 인기 있는 전통 식품의 하나이지만 남한 정부는 산에서의 도토리 채취행위를 법으로 금하고 있으며 도토리묵에 사용하는 도토리는 주로 몽골 등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싼 값으로 수입한 것을 사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