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식량농업기구 사무총장이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첫 국제기구 인사의 평양 방문인데, 대북지원 재개가 임박한 신호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취둥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이 북한을 방문했다고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이 15일 밝혔습니다.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왕야쥔 중국대사는 전날 평양에서 취 사무총장을 만났습니다.
왕 대사는 “중국은 FAO 창립국 중 하나로 FAO와의 협력을 고도로 중시하고, FAO의 업무를 전력으로 지지한다”며 “FAO와 협력 채널을 한층 확장해 협력 내용을 풍부하게 하고, 양측의 식량 영역 협력이 부단히 새로운 수준으로 놓이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펑춘타이 중국대사관 공사와 막시모 네레로 FAO 수석경제학자, 고드프리 마그웬지 FAO 실장 등이 배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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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 사무총장은 FAO 관련 상황을 소개한 뒤 중국의 장기적인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고 중국대사관은 전했습니다.
중국대사관은 두 사람이 북한 상황과 관련해 어떤 언급을 했는지는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유엔(UN) 등 국제기구 관계자가 북한의 코로나19 봉쇄∙해제 이후 북한을 공식적으로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2020년 1월 국경을 봉쇄한 뒤 외교관을 철수시켰고, 구호활동을 위한 국제기구의 방문도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작년 8월부터 국경을 개방했지만, 외국 외교관의 근무는 중국과 러시아, 몽골, 쿠바 등 친북 국가에만 허용했습니다. 이어서 올해 2월에야 유럽 각국 외교 당국자의 방문이 재개됐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 고려항공이 정기편이 없는 15일 평양과 중국 베이징 노선으로 비행기를 띄운 것이 국제기구 활동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고려항공 항공기는 15일 오전 베이징에 도착했고, 정오에는 ‘화물기’로 전환해 베이징을 떠나 평양으로 갔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도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방문이 대북지원 재개와 관련한 논의를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킹 전 특사: 주요 논의는 북한 정부가 어떤 도움을 원하는가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을 실행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는 또한 “대북 식량지원이 재개되더라도 시기적으로 조금 늦은 것 같다”며 “보통 인도주의적 식량 지원은 봄이나 늦은 겨울에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대북 식량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북한의 농작물 수확이 좋지 않다면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겪을 수 있다”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FAO는 지난 5일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를 통해 북한을 식량 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45개국에 포함시킨 바 있습니다.
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국제기구 직원들이 북한에 복귀하더라도 대북지원이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유엔 기관에서 이제 아마 대북인도 지원을 또 다시 운영하려고 하겠지만, 투명성 없이는 상당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인도 지원을 위해서는 모니터링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