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CEF “올 상반기 북 아동 14만명 영양실조로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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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니세프(UNICEF), 즉 유엔아동기금이 올해 상반기 5세 미만 북한 어린이 14만명이 심각한 영양실조로 고통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북한 취약계층의 영양, 보건, 위생 상황은 여전히 열악한데, 이 기구가 확보한 대북 인도주의 자금은 필요한 액수의 절반에도 못미쳐 올해 하반기 지원사업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아동기금이 올해 상반기인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북한 아동 등 북한 내 취약계층의 인도주의 상황 및 지원활동을 평가한 보고서인 ‘북한 2019 상반기 인도주의 상황 보고서’(DPRK Mid-Year Humanitarian Situation Report)를 최근 발표했습니다.

우선, 보고서는 지난해 가뭄과 홍수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작황과 올해 초 부진한 수확량이 올 상반기 북한 어린이의 영양실조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스려운 관측이 있었으나, 현재 통계자료에 따르면 5세 미만 아동의 영양 상태가 특별히 더 나빠졌다는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북한에서 올해 상반기 14만 명의 5세 미만 아동이 심각한 중증 영양실조에 시달린 것으로 관측됐고, 실제로 지난 5월 150만 명의 5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영양상태를 검사한 결과 이중 3.6%가 급성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이 기구는 급성 영양실조에 걸린 4만 3,788명의 아동을 치료하고, 5세 미만 아동 150만 명에게 비타민A 보충제와 함께 미량 영양가루를 지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보건 지원사업과 관련해 이 기구는 우선 지원 지역으로 선정된 50개 지역에 거주하는 320만 명의 북한 주민들에게 필수 의약품을 전달했고, 설사병으로 고통받는 약 30만 명의 어린이들에게는 증상 완화를 위해 경구보급염(oral rehydration salts)을 지원했습니다.

이 기구는 이어 올해 상반기 물∙위생∙청결(WASH) 분야 지원사업으로 6곳에 물 공급시설을 지어 약 16만 명의 주민들에게 안전한 식수를 제공했고, 28개 지역병원에서 중증 급성영양실조 치료를 받고 있는 6천 200쌍의 모자(mothers-child couples)에게 식수와 위생 구호품을 지원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올해 상반기 250만 달러 상당의 필수 의약품, 비누, 물정화제 등 대북 구호품을 주문했으나,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제재면제 승인에도 불구하고 이들 상당수가 여전히 북한으로 반입되지 못하고 대기 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보고서는 최근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엔의 대북 인도주의 지원 자금은 계속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현재 북한의 인도주의 지원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구는 올해 대북지원을 위해 필요한 자금인 1천 950만 달러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650만 달러를 확보하는데 그쳐 자금부족분(funding gap)이 67%입니다.

이 가운데, 영양 분야과 물∙위생∙청결(WASH) 분야 지원사업의 자금 부족분은 각각 75%, 7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기구는 필요한 구호자금이 제때 확보되지 못할 경우, 앞으로 북한 어린이와 여성 등 취약계층의 영양실조를 더욱 악화시키고 깨끗한 식수 및 보건 분야도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