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주민, 특히 간부층이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귀금속 패물을 중국에 내다파는 경우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두고 북한의 경제상황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풀이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출장이나 방문 목적으로 중국을 찾는 북한 주민(공직자 포함)들 중에는 금반지나 목걸이, 팔찌 등 개인들이 애지중지하며 소장하던 패물들을 가지고 나와서 금은방을 찾아가 팔려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귀중품을 팔려고 나온 북조선 주민들 중에는 자신이 보관하던 것을 팔려고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북조선 내 친척이나 지인들로부터 중국에서 팔아 달라고 부탁을 받은 것이 대부분”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북조선 주민들이 갖고 나온 귀중품은 얼핏 보아도 값이 꽤 나가는 패물들”이라면서 “북조선에서도 중간 간부 이상은 되어야 소유할 만한 값진 귀중품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패물 중에는 몇 천 위안 정도의 자수정이나 감람석 반지 같은 것들도 있지만 다이아몬드나 루비, 사파이어, 진주가 박힌 백금 목걸이, 금 팔찌 같은 비싼 귀금속들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소중하게 지니던 패물을 내다팔 정도라면 집안 경제상황이 아주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대북제재의 장기화로 인해 북조선 중산층의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현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관련 남한에 정착한 평양 출신 탈북민 이 모씨는 “북한 간부들이 소유하고 있는 패물들은 대부분 돈주나 장사꾼들이 뇌물 형식으로 바친 것들”이라면서 “뇌물은 이 간부에서 저 간부로 돌고 돌기 때문에 권한과 배경이 높은 간부일수록 귀중품을 많이 소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씨는 “중산층 간부들은 귀중품을 어떻게든 보관하려 할 텐데 이를 내다 팔 정도라면 집안의 경제상황이 아주 안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씨는 이어서 “지난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간부들이 장롱에 간직하고 있던 패물을 내다팔기 시작했었다”면서 “요즘 들어 북한 간부층이 패물들을 현금화 하기 위해 중국으로 유출시키고 있다면 이는 북한 경제가 급속히 추락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