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 북 노동자, 공관 찾아가 “집으로 보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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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중국 단둥 공장에서 일하던 북한 노동자가 귀국하길 원한다며 공장을 이탈해 중국 내 북한 공관을 찾아갔다는 소식입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은 20대에서 30대 젊은이들을 해외 노동자로 파견해 충성의 외화벌이(김정은 통치자금 확보)에 내몰고 있습니다. 수년간 공장에 갇혀 지내며 북한에 돌아갈 날만 애타게 기다려 온 일부 노동자들은 현재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중국 요녕성 단둥시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일 “지난달 23일 단둥에서 한 북한 노동자가 공장을 탈출한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그는 송환을 요구하며 근처 북한 영사부(관)를 직접 찾아갔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중국 단둥의 일부 북한 노동자들은 코로나 이전에 파견되어 현재까지 공장에 갇힌 상태로 고된 노동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부모형제의 안부조차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송환이 이뤄지지 않자 일부 노동자들은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입원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도 있었지만 해당 공관을 찾아가 직접 송환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소식통은 “최근 한 북조선 여성 노동자가 무작정 공장을 이탈해 단둥 주재 북조선 영사부를 찾아간 사건이 발생했다”며 “그는 공장 측에 집으로 보내줄 것을 수차 요구했지만 끝내 송환이 무산되면서 직접 해당 공관을 찾아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 여성은 원래 (지난달) 23일 송환 명단에 포함돼 있었으나 당일에 송환에서 제외된 것을 알게 되었다”면서 “그러자 그는 몰래 공장에서 도망쳐 나가 북조선 영사부를 찾다가 길에서 중국 공안에 붙잡혔다”고 덧붙였습니다.

파견 후 공장 내에서만 일하며 생활한 북조선 사람들은 외부에 나가도 중국말도 모르고 옷차림과 머리 스타일도 달라 북조선 사람이란 것이 곧 드러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여성 노동자가 북조선 공관을 찾는다고 하자 공안은 이 사실을 단둥주재 북조선 영사부에 알리고 그의 신원을 확보했다”면서 “(중국) 공안은 절차대로 그를 북송시키려고 했으나 북조선 영사부에서 그의 송환을 거부하면서 사건이 커졌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송환해 주지 않아 공장을 탈출했다는 소식이 퍼지자 단둥의 북조선 회사들에서 인력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한다”면서 “이제는 모든 노동자들이 북조선 관리자들의 입회 하에 철저한 감시를 받으며 숙소와 노동현장을 이동하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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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중국 단둥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일 “최근 단둥에 파견된 한 북조선 노동자가 공장을 탈출한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송환을 요구하면서 단둥 북조선 영사부를 찾아 나선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단둥의 한 북조선 식당 종업원이 며칠 동안 무단 외출했다가 돌아온 사건은 있었지만 송환을 요구해 (노동자가) 공장을 이탈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는 노동자들이 한 시라도 빨리 집으로 가길 원한다는 표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조선 회사 간부들이 노동자들을 송환하려고 해도 북조선 당국이 거부하고 있다”면서 “매 회사에 당자금(외화벌이) 과제가 하달되고 그것을 무조건 수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노동자들의 철수가 제한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금까지 철수한 일부 인원들은 중국에서 사고를 당하거나 고된 노동의 결과로 건강에 이상이 생긴 노동자들”이라면서 “그 외에 정신병으로 노동력을 상실했거나 집단생활에 불만을 품고 문제를 일으킨 대상이 소환됐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송환이 이뤄지지 않자 공장을 이탈해 현지 북조선 영사부에 찾아간 한 여성 노동자 사연이 단둥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면서 “그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인해 해당 공장의 북조선 노동자들은 전원 (조만간 북한으로) 철수하기로 결정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