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11월부터 협동농장들에 대한 전시식량 징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앙당 2호총국 산하 2호사업부가 현지 농장에서 강제적으로 식량을 거둬들이고 있는데 대해 협동농장 간부들은 올해 수확량이 적어 할당량이 너무 많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에는 전시를 대비해 전시예비식량을 마련하는 당기관 소속 2호총국이 있습니다. 2호 총국 산하 2호 사업부는 각 도, 시, 군당에 배속되어 해마다 전시식량으로 불리는 2호미를 징수하는 업무를 관장하고 있는데 올해는 협동농장 간부들이 2호미 징수에 반발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5일 “요즘 평안남도에는 각 군당 2호사업부가 협동농장에 직접 내려가 2호미를 징수하기 시작했다”면서 “아직 각 농장관리위원회에서 올해의 현물수확량 통계도 내지 못한 상황인데 무턱대고 알곡 현물을 전시식량으로 거둬들이는 판이어서 농장간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평원군, 숙천군을 비롯한 협동농장들에서는 아직도 낱알털기가 한창인데 이 시기에 2호검열원들이 나온 것을 보면 알곡을 탈곡하자마자 현지에서 걷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에 농장원들에게 얼마간 분배도 줘야하고 영농자금도 마련해야 하는 농장간부들 입장에서는 반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농장간부들은2호사업부가 할당한 2호미를 내기에는 수확한 알곡이 크게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협동농장들은 모내기철에 연유를 개인돈주로부터 선불로 받은 댓가로 알곡을 현물로 갚아야하기 때문에 2호사업부에 내야 할 알곡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러나 강하게 반발하는 농장간부들에 대해 2호검열원들은 농장관리위원회 서류를 샅샅이 검열하고 장마당 장사 등 불법행위를 찾아내 협박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해마다 시, 군 2호사업부는 각 농장 탈곡이 완전히 끝난 시점에 농장에 내려와 2호미(전시미)를 징수했지만 현물수확량이 모자라 징수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올해는 2호창고에 보관된 오랜 식량을 교체하고 부족한 량을 무조건 채우라는 상부의 지시가 있어 탈곡이 끝나기도 전에 2호사업부가 농장에 내려와 잡도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상황에도 눈치 빠른 농장간부들은 주변 군부대를 찾아가 군 간부에게 쌀을 뇌물로 주고 군대 창고를 빌린 다음 탈곡한 알곡을 2호사업소가 어찌하지 못하도록 감춰놓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