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최근 평양을 방문한 소년단에 일본 시계 세이코 시계를 선물했습니다. 세이코측은 이에 대해 내부 조사를 진행한 결과 북한에 직접적으로 시계를 판매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최근 평양을 방문한 조선소년단원들에 새해 선물을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는 ‘ALBA’ 문구가 선명하게 쓰여있는 일본제 ‘세이코 시계’를 보고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소년단에 증정된 시계 수량은 이날 김 위원장과의 단체 사진을 기준으로 추정했을 때 약 5천 개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계는 한국 인터넷 쇼핑몰 판매가 기준으로 5~15만원 즉 미화 약 100달러 정도에 판매 중으로 5천개를 선물했다면 금액적으로 적지않은 규모입니다.
세이코 측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보도된 사진을 통해 ALBA 로고가 새겨진 시계임을 확인했다”라며 “세이코의 ALBA 브랜드는 일본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된다”고 설명했습니다. (We found that it was reported that watches with “ALBA” logo were presented on the internet news. The ALBA brand is sold in Japan and some parts of Asia.)
그러면서 북한 또는 조총련 등에 판매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는 “내부적으로 확인해보니 북한에 직접 판매한 기록은 없었다”라면서 “우리는 그 제품이 소매 규모로 제3자로부터 판매 또는 구매됐는지 확인할 수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After checking internally, there is no record of direct sales to North Korea. However, we cannot confirm if the product is sold or purchased from a third party, such as a retailer.)
해당 시계가 일부 동아시아 지역에서만 판매한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중국, 싱가포르 등을 통한 제3자 구매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해당 시계 구매는 유엔 대북제재는 아니지만 일본의 독자 제재에 해당될 수 있어 제3국가를 활용한 것 같다”라며 “이는 북한이 일본의 제재를 피해 어떻게 일본물품을 구매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시계는 사치성 명품시계가 아니기 때문에 2016년 제정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270호의 위반 품목은 아닙니다.
다만, 일본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이유로 수출입 전면 금지, 북한 선적 및 기항 경력 선박의 입항 불허 등 단독 대북 제재를 부과해 오고 있습니다.
스위스 유학파 출신인 김 위원장은 전통적으로 고위 간부들에게 스위스 시계를 선물하는 것을 즐겨왔기 때문에 이번에 소년단에 일본 시계를 선물 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도 나옵니다.
뱁슨 고문 : 스위스 시계가 아닌 일본 시계를 선물한 것은 흥미롭습니다. 결국에 일본 시계 구매를 결정한 것은 김정은의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일본 시계 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북한은 일본을 정치적으로 싫어할 수 있지만, 품질이 좋은 일본 물품을 인정하고 있기는 합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최근 스위스시계산업협회(FHS)로부터 입수한 스위스 시계 대북 수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북한이 수입한 스위스 시계는 전무했습니다.
기자 박재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