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대도시 식당들이 밀려드는 결혼잔치(결혼식) 손님들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가을걷이가 끝나고 본격적인 추위가 닥치기 전인 요즘이 북한에서는 결혼식이 많이 열리는 결혼의 계절(시즌)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거주 한 화교 소식통은 “이달(11월) 들어 평양의 큰 식당 대부분이 결혼잔치 예약이 밀려들어 호황을 누리고 있다”면서 “미제(미국)의 경제봉쇄 때문에 주민들 사는 게 어렵다고 하지만 결혼 식당을 가보면 이런 말이 무색할 지경”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본격적인 결혼식 계절을 맞아 대형 식당들이 결혼 잔치 예약으로 빈 틈이 없기는 평양 뿐 아니라 지방 대도시 식당들도 마찬가지”라면서 “요즘 때가 때인 만큼 결혼잔치 비용도 크게 올랐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결혼 잔치를 위한 식당 예약이 줄을 잇다 보니 식당들도 예약 손님 숫자가 적으면 처음부터 예약을 받지 않으려 한다”면서 “이런 이유로 해서 결혼 잔치 비용이 요즘 들어 크게 증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평양 중심가에 있는 식당에 결혼 잔치를 예약을 하려면 최소 2,000달러 이상은 들어야 하고 변두리 식당도 1,000 달러이상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은 “신의주시의 경우도 식당에서 결혼잔치를 치르는 사람들이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북한)의 전통에 따라 신랑집과 신부집 양측에서 각각 결혼식을 치르던 것을 비용이 좀 들더라도 (신랑, 신부) 양가가 합의하여 식당에서 한꺼번에 결혼 잔치를 치르려는 추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식당에서 결혼 잔치를 하면 비용이 더 들기는 하지만 신랑, 신부 양가가 전체 비용을 나눠서 분담할 수 있고 예전처럼 따로 두 번의 결혼 잔치를 치르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신의주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하지만 아직도 식당에서 결혼 잔치를 치르는 것은 여유 있는 상류층들에나 해당되는 얘기이고 1,000달러가 넘는 결혼식당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대다수의 서민들은 여전히 집에서 결혼 잔치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우리나라 상류층이 식당에서 하는 결혼 잔치는 3~4시간 정도 소요되며 남한의 주례에 해당하는 결혼사회자가 주관하는 혼인의식에 이어 피로연을 진행하는 방식”이라며 ”이 같은 결혼 잔치를 치르는 대형 식당들은 요즘 같은 결혼의 계절에는 대개 오전과 오후에 각각 한 쌍씩, 하루 두 쌍의 결혼 잔치를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