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 세계식량계획의 데이비드 비즐리 사무총장이 한국의 통일부 장관, 외교부 장관을 잇달아 만나 대북 식량지원 사업이 재개되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World Food Programme)의 데이비드 비즐리(David Beasley) 사무총장은 14일 권영세 통일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을 차례로 만났습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코로나 상황이 개선되고 현재 존재하는 대북제재들이 좀 더 완화돼 유엔 세계식량계획의 사업들이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이를 통해 북한의 모든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필요한 식량을 조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전세계가 분쟁, 기후변화, 가뭄과 홍수, 코로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위기 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며 “특히 북한은 비료 상황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권 장관과 박 장관은 한국 정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 부분에 대해서는 정치적ㆍ군사적 상황과 상관없이 추진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은 1963년 기아 퇴치와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돕기 위해 설립된 유엔 산하의 식량 지원 기구로 지난 2020년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앞서 유엔 세계식량계획은 지난 1월 ‘2021년 12월 북한 국가보고서’에서 2021년 3월을 마지막으로 대북 식량 지원이 중단됐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은 또 해당 보고서를 통해 북한 당국의 국경 봉쇄와 이동 통제가 여전히 세계식량계획의 활동에 주요한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금융거래 관련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가 세계식량계획의 운영에 의도하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한국 산자부 산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이날 ‘2021년 북한 대외무역동향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가 유엔 대북제재, 국경봉쇄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7.3% 감소한 7억 13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전체 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5.6%까지 확대됐는데 이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았던 2018년 95.8%와 유사한 수준입니다.
지난해 북한의 최대 수입품목은 전체 수입액의 58.7%(3억 7035만 달러)를 차지한 원유ㆍ정제유 등 광물성 연료였으며 플라스틱, 고무, 담배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비료는 전년대비 수입액이 가장 급증한 품목 중 하나로 북한의 5위 수입품목(2421만 달러)으로 진입했습니다.
다만 북한의 비료 수입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4316만 달러)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에 그치는 수준입니다.
지난해 북한의 최대 수출품목은 철강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한 2893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밖에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평안남도 지사에 탈북민 출신인 조명철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임명했습니다.
조 신임 지사는 김일성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1994년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망명했습니다.
조 신임 지사는 통일부 통일교육원장, 국회의원에 이어 이번 평남지사까지 공직, 기관장에 두루 임명되는 기록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평안북도 지사에는 양종광 평북 중앙도민회 회장을, 함경북도 지사에는 이훈 전 오두산 통일전망대 대표를 임명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